일상
가을입니다.
미소1004
2010. 9. 30. 10:27
올 가을은 유난히 눈이 부십니다.
맑은 공기가 그러하고 높은 하늘이 그러하고 풀잎에 맺힌 이슬 방울이 그러합니다. 거기에 햇살은 ...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것들이 햇빛이 없을 때에도 눈이 부시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는 길가에 뒹구는 말라버린 잎조차 빛을 내고 있습니다.
온갖 총천연의 빛을 냅니다.
자연은 그러한데 건조하면 시작되는 내 피부는 다시 약과 주사와 보습제를 요구합니다. 벌써 발뒤꿈치는 갈라져서 피가 나기 시작하고 걸을 때마다 따끔따끔 신경이 쓰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가을이 좋습니다. 따끔따끔 저 먼 발끝에서부터 가을이 왔다고 신호를 보내는 이 가을이 좋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가을이 좋습니다.
새벽녘 허리쯤까지 차올라있는 배꼽을 간질이는 냉기가 좋고, 밤이면 풀잎에 기운 떨구고 마음만 하늘까지 가버린 그 가을이 좋습니다.
가을입니다.
눈부신! 참 눈부신 가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