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4. 11 몽골(고비)

고비여행1일차(2014.11.1 토)-울란바타르~ 돈드고비아이막 에르덴달라이

미소1004 2014. 11. 7. 22:19

(울란바타르~  돈드고비아이막 에르덴달라이) 6시간

 

몽골의 학교 전체가 방학이라 일주일 간의 휴가가 주어졌다.

지난번 돈드고비 아이막과 힌티 아이막을 다녀오면서 몽골에서의 여행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느껴서인지 특별나거나 신기한 것을 볼 것이다 라는 기대는 없다.

 

10월 30일에 UB게스트 하우스에 들러 여행 일정을 들을 때도 그러하였고,  고비팀원들이 모여 식사를 할 때도 그러하였다.

하지만 출발하였다.

현금으로 76만(440,800원) 투그릭(1달러=1900투그릭), 간식비 15만투그릭, 협찬50000투그릭, 가이드 팁 협찬40000투그릭,

총경비는 6박7일 일정에 딱 100만투그릭(=580,000원)이 들었다.

먹은 것, 본 것, 잠자리에 비해 적은 경비는 아니다.

 

마음이 어떠하든 출발은 했다.

8시반 UB게스트하우스에 모여 국영백화점에 모여 필요한 개인 준비물과 간식, 물, 컵라면, 김치, 쨈, 빵 등등을 구입. 가이드가 우리가 구입한 것을 보고 놀란 표정이다.

기사들이 게스트 하우스에 잠까 일을 보러 간 사이 우리는 까페 암스테르담에 들러 차를 마시며 일정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나눈 이야기는 별 것이 없었지만 출발 전 반짝거리는 얼굴로 사진을 한 장 남겼다.

 

구글어스 돌려서 찾아간 집은 다른 집이었다. 국영백화점 뒤쪽의 23번 학교를 지나 41번 아파트에 있다. (몽골은행옆 아파트)

론리플레닛에 소개도 되어 있는 까페. 암스테르담.

커피맛은 살짝 실망이다. 이름처럼 주인은 네덜란드인. 외국인이 많이 찾는 이유는 오로지 위치의 장점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2층에 야외테이블도 있다. 

 

 

총 9명의 솔롱거스박시, 가이드(영어사용)겸 요리사 체코, 기사  부제(한국말 가능),기사 노롭과 함게 여행은 시작되었다.

우리의 요청대로  고기는 노린내가 나지 않는 말고기로 시장에 따로 들러 고기를 사고 12시가 지나서야 출발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타고 갈 차는 푸르공 2대이다.

 

부제의 푸르공.

 

 

여행 하면서 타이어가 펑크 나기도 하고 아래축이 깨져 고치기도 하고 하는 걸보니 왜 두 대의 차가 함께 움직이는지 알 것 같았다. 몇 번씩 바람을 넣고 타이어를 교체하고 축을 수리하고 마후라를 매다는 모습을 보았다.

 

이 분들 참 대단한 것이 우리들의 인원수도 많지만, 물이며 간식이며 짐이 엄청 났는데, 매 끼니를 준비하고 숙소에 들를 때 또 출발 할 때 짐을 모두 내리고 싣고 하는 일을 하셨는데 한 번도 인상 쓰신 적 없이 농담하며 웃는 얼굴로 해 주셨다.

첫째날은 특별한 장소의 방문 없이 아래로 아래로 비포장 길을 6시간 달려 '에르덴달라이' 라는 곳에 도착했다.

 

가는 도중에 점심을 해서 먹었는데 요리사 체코(22세)가 내놓은 음식은 김치만두국. 한국인이 좋아하는 야채를 가능한 많이 쓰려고 하고 마늘도 넣고 마늘쫑도 아스파라거스 처럼 사용할 줄 안다.

이 정도면 이 녀석이 만들어 내는 음식은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쉽게도 만두국 사진이 없다. 그런데 이 아이의 요리 속도가 기본 두 시간이라 ... 그도 그럴 것이 추운 초원 한가운데서 오로지 부탄가스 하나에 11명의 요리를 재료 손질부터 준비해서 완성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이 속도 때문에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그리고 엄청 기대한 바양작을 사진만 찍고 숙소로 가야하는 일이 생겼다.)

 

체코는 22살의 (미소가 귀여운)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요리사다.

나를 누나, 누나 이렇게 부르면서 말을 건다. 엄마뻘인 나를 누나라고 부른다. 대부분은 영어를 사용하며 이야기를 한다. 내 문장이 잘못되면 체코가 바르게 고쳐서 말을 해준다. 내 아들 하림이를 생각나게 하는 아이인데 벌써 이 일을 5년째 하고 있다고 한다.  하루 일당 15000투그릭, 거기에 팁까지 해도 20000투그릭이 안되는 일당을 받으며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의 일상이 참 팍팍하고 고되보이는데...

 이들은 잘 웃고 , 휘파람을 불며 일을 한다.

 

우리 일정의 모든 숙소는 게르이고, 씻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4일째인 달란자가드라는 소도시라고 들었는데, 첫 날 머물렀던 게르는 전기 사용이 가능했다. (나는 멀티콘센트를 준비해 갔다.)

게르에 들어서니 주인이 스파게티를 미리 준비해 두었다. 기사와 가이드는 초이왕을.

스파게티 맛이 나쁜건 아니었는데  입맛이 없었다. 이미 나는 차 안에서 쿠키와 초콜릿을 많이 먹은 상태다.

 

게르 입구. 여행일정 내내 잘 때마다 신경을 써야 하는 난로.

깨끗했던 게르.

 

 

기사 부제의 말이 이 집의 아이들은 우리들에게 숙소를 내어 주고 차 안에서 잔다고 하였다.

하룻밤 게르를 빌려주고 이 가족이 받는 돈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다.

작은 게르 중앙에 피워 놓은 난로의 불 빛이 아무리 뜨거워도 게르의 문을 열어서는 안된다. 새벽이 되어 난로불이 꺼지면 너~~~~~~무~~~ 추워지기 때문에. 구스다운인 내 침낭과 그 위에 게스트 하우스의 침낭을 이불처럼 펼쳐 덮고 잤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추웠다고 한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침낭을 사람수 만큼  받아왔는데...)

 

게르 생활은 불편해 보인다. 좁기도 하고 춥기도 하고, 대부분 5~6명이 함께 자기 때문에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자는 것 밖에는... 그렇게 첫째날이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