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102일 (2014.12.13 토요일)-알틍샤가이선생님게르
울란바타르 날씨 -33/-14.
어제 주샘이랑 늦게까지 이야기하고, 글 쓰고 하니 새벽 5시 30분이 지나는걸 보고 잠이 들었다.
짐을 좀 정리하고 가방에 꺼내 놓고는 그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맘 같아서는 몽땅 버리고 가고 싶다.
아침에 3층선생님들 집에서 투브샘들과 함께 6명이 모여서 10시가 지나서 아침을 먹었다.
나는 두부조림과 녹두전을 부쳐서 내려갔다.
오늘은 초등선생님 한 분이 자기 집으로 초대를 해서 오후에는 거기 들를 예정이다. 날이 추워서 조금만 돌아다녀도 몸이 아파진다. 목 안이 부었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오늘은 남편의 생일이다.
이곳에서 하림이의 생일,
아버님 기일,
남편의 생일을 모두 보냈다.
몽골도 우리나라 김장처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겨우내 먹을 고기를 통에 담아두고 겨우내 먹는다.
버스 안에 양을 통째로 잡아서 자루에 담아가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알틍새가이 선생님이 댁으로 초대해 주셨다.
보타닉 기차역 바로 앞쪽에 게르가 있었다. 가차가 수시로 지나가니 집이 조용하지는 않을 듯하였다.
알틍샤가이 선생님은 30대 중반의 교사인데 마치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지녔다. 나를 위해 소고기를 삶아 주시고 내가 가르쳐준 김치를 가족들과 즐겨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보쯔를 쪄 주었다.
6시 20분에 알람이 울렸는데 그 시간에는 항상 지갑을 꺼내서 돈이 들어오라는 주문을 외운다고 한다. 게다가 어린아이처럼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들 되고 싶은 것들을 스케치북에 스크랩해놓고 그렇게 될거라고 자기 암시를 한다고 한다. 아직도 그런 마음을 지니고 있는 선생님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너무도 유쾌한 사람이다. 화요일에 수업 대회가 있다고 하는데 오늘 나를 그 바쁜 와중에 초청한 이유도 나를 대접하여 자신에게 좋은 기운이 올거라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희안한 사람이다.
8시쯤 집에 왔다. 거리는 연기가 가득하고 눈이 따갑고 목이 아프다.
하림이와 통화를 했다.
29일에 군입대를 하는 하림이의 마음은 어떨까?
낮에 sunday plaza에서 파우치 2개를 구입했다.(6000투그릭,8000투그릭)그 중 미니 가죽 파우치가 맘에 든다. 가죽이 부드러워 많이 들어가기도 하고 가벼워서 많이 사용할 것 같다.
내일은 낙타양말을 잔뜩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