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104일차(2014.12.15 월요일)
2014. 12. 15 월요일 울란바타르 날씨 -33/-17.
일기예보는 날씨가 흐리다고 나왔는데 해가 떴다.
해가 났으니 낮에는 덜 춥겠다.
아침에 통역서류 2가지(3,4차 통역 활동 시간 확인서와 3차 통역 영수확인서)를 보냈다. 학교장을 만나서 직인을 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마지막 서류들은 지난 금요일에 미리 받아두었다.
어젯밤 빈이와 통화할 때는 4일 ...
이제는 3일.
오늘 오후에 6학년 수업이 한 시간 있지만 마지막 날이라 아이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려고 한다. 그래서 수업 준비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니 아침이 여유롭다.
투브샘들과 함께 늦은 아침을 먹었다.
마지막으로 담근 김치와 갓 지은 밥으로 함께 먹는 아침. 샘들과 이곳에서 먹는 밥도 마지막이구나!
샘들이 떠날 채비를 하는 동안 나는 반찬을 한 가지 만들었다.
눈이 내린 후에는 공기가 훨씬 좋다 매연도 덜하고.
유튜브로 찬양을 들으면서 멸치 볶음을 만들었다.
최대한 여유를 부리며 남은 날들을 보내려고 한다.
어디를 한 번 더 가야할 것 같고, 무엇을 한 번 더 먹어봐야 할 것 같고, 또 무엇을 더 사야할 것 같은 마음은 없다.
투브 선생님들을 보내고
도동교회 주일 설교 말씀을 들었다.
마음이 편하다. 낮 시간대라 그런지 강의가 끊기지 않아서 좋다.
출근까지 1시간 정도 시간이 비어서 완전 무장을 하고 걸어서 나이트 마켓까지 걸어갔다. 나란톨 바로 옆의 상가 건물이다.
가는 길 군데군데 얼음이 얼어서 조심해서 걸어가야 한다.
학교가는 길이 마지막이다 생각하니 한 번씩 더 돌아보게 된다.
학교 앞에서 항상 석탄을 파는 트럭.
그리고 3개월간 머물었던 한국어 교실.
다음에 올 한국어 교사를 위해 양 벽면 빼곡히 내가 지도했던 문장들을 순서대로 붙여 두었다. 가지고 간 한복과 전통 놀이도 기증하고.
6학년 아이들과 마지막 기념 촬영으로 수업은 모두 끝이 났다.
아이들과 작별을 하고 교장실로 내려간 시각이 3시 45분. 비서 한다에게 인사드리러 왔다고 했더니 교장실에서는 회의중이라고 기다리라고 한다. 그로부터 1시간 15분을 기다려 5시쯤에 인사를 드렸다. 그 와중에 학교에서 준비한 액자를 받고 책상 위에 두라는 인형도 받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니 내일 오후에 교장샘집에 와서 김치를 담궈달라고 한다. 다른 매니저샘들도 다들 배우고 싶다고 어쩌고 저쩌고...
너무 황당하면 화도 안난다.
잠시 고민을 했다.
그리고 김치를 담그러 가겠다고 말했다.
흠.
끝까지 실망시키는 교장선생님.
학교 앞에서 5시 20분에 버스를 탔는데 길이 막혀서 국영백화점 가죽자켓 가게에 도착하니 7시 5분. 가봉하러 갔더니 일하는 분이 7시 정각에 퇴근을 했다고 한다.
내일 아침에 다시 오라고 한다. 2시간이나 걸려서 간 길인데 흑흑흑...
통역샘 통역비 80만 투그릭을 백화점 ATM에서 인출해서 주고, 커피 한 잔 하자고 했더니 그냥 집에 가자고 한다.
택시(3000투그릭)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