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4. 9~12 몽골 파견교사

몽골-13일차(2014.9.16)

미소1004 2014. 9. 17. 07:01


맘이 불편한 며칠을 보내고 있다. 사건의 시작은 이렇다.

출근 첫날부터 짜여진 수업시간표에 오후수업이 6시에 마치게 되어 있는 것이 있었다. 이 한 시간만 옮겨달라고 하였더니 1주일을 해보고 그 후에도 조정할 수 있으니 일단 수업부터 하라고 하였다. 일주일 수업을 한 후에 그 한시간을 옮겨 달라고 하였더니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협력교사에게 말하고 교장에게 말해도 않되자 itpd에 이야기를 하게되었다.

노민의 전화를 받은 교장샘은 시간표 붙여서 넣어주고 월요일 6시에 마치는 수업도 없애주지만, 그 대신 수업이 있든 없든 9시 출근하고 4시 퇴근하며 출퇴근시에 교감샘께 보고하고 출근부 쓰고 점심 먹으러 갈 때도 보고를 하라고 하는 것이다. 출석부를 쓰라고 하고 출석부에 수업한 내용을 모두 기록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주말에도 어디를 가든 연락을 하고 가라고 한다.

그런 행적적 지시를 통역을 통해 전해들었고 직접 아무런 말도 들은 것이 없지만 그들이 나를 어떻게 대우하고 있는지는 느껴졌다,

그 일이 있은 후로는 잠을 잘 잘 수가 없다. 가슴이 갑갑하고 이 일을 어떻게 풀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내가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 싶기도 하고...

하여간 그런 가운데 초등 수업 참관을 하고 한국어 수업을 여전히 하고 있다.

맘이 영 불편해서 오늘은 좀 떨어져 있는 월드 비젼에서 지어준 반 3개가 있는 작은 학교로 수업을 하러 가겠다고 했다.


새 둥지에 알을 여우가와서 한 개씩 물어가는 이야기를 듣고 1학년 아이가 그린 그림.

알을 왜 빨갛게 그렸냐고 했더니 알이 무서워 떨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아이들 수를 세어보니 한반에 44명이나 앉아 있다.

갑자기 우리반 아이들이 생각났다.


협력교사의 교실. 5~7월에 서울 삼정자초등학교에서 파견근무를 한 몽골교사이다.

사건이 있은 후여서 인지 협력 교사의 태도도 냉랭하다. 수업 참관할 의자를 찾으니 알아서 구해와서 앉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시간 내내 서서 수업을 참관했다.

아이들의공책이다. 시중에 파는 공책에 교사가 분홍색으로 책껍질을 입힌 모습이고 공책이 얇고 작다. 글을 잘 쓰기 위해 거의 대부분의 공책이 모눈칸이 그어져 있다.




학교 식당에서 아주머니들이 밥을 날라다 온다. 죽 같은 것과 물을 한 잔씩 준다. 어떤 날은 쿠키와 물을 준다. 아이들은 각자가 준비해 온 그릇과 수저 물컵을 꺼내서 먹는다. 밥을 먹을 때는 항상 손세정제 물티슈 등을 이용해 손을 닦았다.초등학교까지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고 한다. 3부제 수업을 하는 동안 모든 아이들이 이렇게 급식을 한다. 8시에 시작해서 11시 30분에 마치는 동안 35분짜리 수업을 하고 5분을 쉬고 그 사이에 급식도 한다. 3부제 수업을 하고 있으니 각자의 교실이 없기 때문에 환경구성도 하지 않고 학습도구 바구니도 없고 사물함도 없고 교사들이 사용하는 조그마한 캐비닛은 항상 잠궈서 사용하고 아이들은 모든 물건을 가방에 넣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