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48일차 (2014.10.20 월)역사올림피아드-한국여행
오늘 울란의 날씨는 -8/5.
창문에 성에가 낀 것 보니 밖은 추운가 보다. 하지만 실내는 엄청 따뜻따뜻. 한겨울에도 짧은 팔을 입고 있다.
그리고 몽골은 해와의 거리가 가까워 해만 나면 기온에 비해 따뜻한 것 같다. 눈도 엄청 부시고.
어제의 말타기로 등이랑 꼬리뼈가 무지 아파서 아무 것도 못하고 집에 있다. 원래는 통역 생일 선물 사러 백화점에 갈려고 했는데 아파서 다음에 가야겠다.
아침 9시에 부엌불 고치러 오기로 한 기사는 10시가 다되어 가는데도 오지 않는다. 결국은 통역에게 전화해서 아저씨에게 전화했냐고 했더니 아직 하지않았다는.... 자신은 말한마디며 될 일을... 가끔 이럴 때는 한국의 정확함이 그립다.
전등불 하나 고치는데 일주일이 걸린다.
어제 저녁으로 매우 짠 라면을 먹어서인지 아니면 크림빵 때문인지 몸이 평소보다 두배는 부은것 같다.
몸이 많이 부어 반지는 낄 수가 없어 빼 놓은지 오래다. 빵을 그만 먹어야하나.
여긴 밀가루가의 질이 좋고, 버터를 넣은 빵이 별로 없다. 버터는 발라 먹는다. 거의 거친 통밀빵이라 쨈이랑 세 끼를 빵으로 먹고 나서부터인가... 몸도 많이 붓고 항상 체한 듯한 느낌이 있다.
일찍 학교에 가 보려고 했는데 몸이 안좋아 계속 누워있다가 결국은 1시가 되어서야 학교에 도착했다.
일 주일째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를 얻고자 하였지만 실패를 하고 드디어 3,4학년 교과서를 이틀 동안 빌리게 되었다.
교과서 빌리기가 하늘에 별따기일 줄이야... 이틀동안 한국교과서와 비교하고 번역작업도 마쳐야 하고 사진도 찍어야한다.
오후 수업 시작 시간에 반가운 얼굴이 교실을 찾아왔다. 환하게 웃고 들어와서 좋은 일이 생긴 줄 직감적으로 느꼈다.
몽골에는 역사 올림피아드라는 시험이 있어서 역사교사들이 지원하여 한국의 근대사에 관해 시험을 치고, 전국에서 6명을 뽑아 한국에 일주일 동안 여행을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한국의 역사에 대해 시험을 친다고 하니 한국에서 만든 프로그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역사 선생님의 요청으로 한국의 역사에 대해 조금의 도움을 드렸는데 선생님이 합격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우리 교실로 찾아오셨다. 얼마나 기쁜지...내가 하격한 것처럼 기뻤다.
게다가 한국을 가신다니 더욱 기뻤다. 허리가 계속 아파 기분이 다운되어 있었는데 이 일로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졌다.(모든 것이 기분에 좌우되다니 웃긴다. 한국사람은 기분 나쁘면 천당도 안간다던 이야기가 생각나 혼자서 웃었다.)
수업 끝나고 나니 알틍이 교실로 찾아와, 내일 5번 학교를 방문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묻는다. 나는 당연히 OK다. 알틍이 찾아와서 직접 이런 일을 제안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이제는 나를 잘 도와주려나보다. 내일 수업 마치고 1시 30분에 출발하기로 했다.
수요일 오후 배추김치 담그기 연수 때문에 초등학교 샘이랑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주에 재료 목록을 모두 적어 주었는데 통역이 아직 샘께 목록을 주지 않았던 모양이다. 선생님들은 반찬도 만들고 싶어하셨다. 일단 이번 주는 양파 고추장볶음과 달걀말이와 달걀찜에 대해 소개할 생각이다.
6학년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11월 중 어느 하루를 골라서 '한국어 수업 발표의 날'로 가져보는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다. 물론 OK다.
6학년b반은 중국어와 한국어반으로 나뉘어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중국인 통박시에게 내 생각을 이야기 하였더니 통박시도 찬성을 하였다.
통박시의 하소연을 잠시 듣고 늦은 귀가를 하였다.
룸메와 맹박시가 시내에 간다는 전화를 했었다, 시간이 좀 지난 후에 룸메가 다시 전화를 했다. 연순샘 집에 들렀는데 연순샘이 함께 저녁 먹자고 한다며 연락을 해왔다. 역시 나이는 거저 먹는 것이 아니다. 차가 막히고 시간이 늦어 갈 수 없었지만, 함께 저녁 먹자고 하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사람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는지 젊은이들은 모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