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4. 9~12 몽골 파견교사

몽골-50일차(2014.10.22 수)나란톨,김치담그기 연수

미소1004 2014. 10. 23. 01:04

몽골 온지 50일째 들어서는 날이다.

여러가지로 불편했던 상황 가운데  인내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 그리고 잘 견뎌준 나에게는 위로와 축하를!

이번 주는 계속 날씨가 좋다. 통역을 만나 나란톨에 들러 고비 여행전 필요한 몇 가지를 구입해 두려고 한다.

(무릎 위까지 오는 토시15000투그릭, 장갑5000투그릭, 케시미어 내의 바지13000투그릭,넥워머10000투그릭)

 

통역 생일 선물로 겨자색 머플러를 선물했다.(사진을 한 장 찍었어야 했는데. 엄청 잘  어울렸다.)식사를 한 끼 대접하려했는데 극구 사양을 해서 그건 생략. 둘이서 패스트 푸드점에 들러 통역은 기름이 좔좔 흐르는 보쯔 4개(1개에 500원 정도),마요네즈 듬뿍 든 양배추 햄샐러드(1800투그릭),나는 김밥(1500투그릭-밥이 설익어서 두 개 정도 먹었다.)

 

학교에 들러 3,4학년 수학교과서 비교 작업을 마무리하고(이 작업을 완성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통역이 교과서 자체의 용어를 나에게 통역해 주는데 어려움이 많고 많은 시간이 들고, 또 사실 내용이 정확하게 번역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에서 한국문화수업을 했다.

한복을 서른 교실 정도 돌고나니 걸레가 된 듯하고 찢어진 곳도 생겼다.

오늘도 담임선생님께서 입어보는데 쭈욱하고 천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초등학교 수업은 학년마다 9개반이 있는데, 담임선생님의 스타일에 따라 학생들의 태도가 사뭇다르다. 담임의 사명의식과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수업 마치고 나오는데 1층 복도에 4분의 선생님이 모여서 자료를 만들고  계신다. 다가올 1주간의 방학 때 아동들이 과제로 사용할 학습지라고 하신다. 학생 1인당 9장 정도의 학습지를 방학 동안 풀게 한다고 한다. 교실이 부족하여 일할 곳이 없어 교실 앞 복도에서 아이들 공책도 검사하고 자료도 만들고 계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내가 교사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 가운데 최선을 다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존경스럽다.(나는 파카 차림인데 이 분들은 여름옷!!!)

 

 

수업 마치고 초등학교 선생님 몇 분과 김치 담그는 연수를 하는 날이다. 방학을 앞 두고 있어서 바쁘시고 해서 몇 분 밖에 오지 않으셨다. (천만다행!)

나는 한국에서 배추 김치를 담근 적이 없다. 여기 저기 얻거나 사서 먹고 사실 맵고 짠 빨간 배추 김치는 많이 먹지 않는다. 김장도 어머니께서 모두 준비해 놓으시면 가서 양념 발라서 가져오는 정도이다.

 

그 대신 부추김치,고구마줄기김치, 고들빼기김치 등.. 이런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먹는데 이 분들은 꼭 배추김치를 고집하시네... 흠

이렇게 해서 근  20년 만에 배추김치 도전! 

나는 20년차 주부니까 뭐든 할 수 있다. 그리고 쉽게 잘 할 수 도 있다.

 

오늘의 한국음식 연수의 메뉴는 양파고추장 볶음. 배추김치, 깍두기.

이분들은 양파를 삶아 먹는 것 밖에는 모른다고 하신다.

그래서 양파고추장 볶음은 대 히트. 게다가 여러날을 두고 먹을 수 있으니 주부인 선생님들이 좋아하는것은 당연.

 

살짝 매운듯한데도 맛이 어떠냐고 물으면 모두들 무조건 입을 모아  '고이,고이.'란다.

그 다음은 배추김치. 제법 맛있는 배추김치가 완성되었다.

 

 

 

배추김치 맛도 모두들 무조건 '고이,고이.'

고추가루가 한국것 하고 굵기가 다르고 맛이 좀 다르다. 김치를 담고 나니 내 입에는 깔끔한 감칠맛이 없다.

 

다음은 깍두기. 깍두기에는 김치보다 설탕이 더 들어간다.

 

 

그리고 배추김치에 넣고 남은 무로 무생채를 만들었다. 나는 이게 제일 맛있더만 이 분들은 이 맛을 즐길 줄 모르시는 듯.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김치 담그기를 잘 할 수 있겠다고 100%의 확신을 가지고, 좀 전에 완성한 김치를 조금씩 나누어 가지고 가셨다. 다음주에는 본격적인 반찬 만들기 연수를 해 달라고 하신다. 물론 OK. 

 

통역은 선생님들이 좀 예의가 없거나 무리한 요구를 한다 싶으면 얼굴 표정이 달라진다. 김치 담그는 집이 선생님의 집이 아니라 학부모 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표정이 많이 굳어졌었는데, 사정이야기를 듣더니 표정이 좀 밝아졌다. 김치를 담궜던 이 집은 어떤 학부모님 집이라는데 본인도 한국요리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학교 가까운 곳이라 이 집에서 김치담그기 연수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수도 시설이 집에 없어 큰 물통에 물을 사 가지고 와서 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파르가 없으니 집 안에 난로를 두고 난방을 하기 때문에 문을 잘 열지 않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가 항상 깨끗한 이유는 깔끔한 국민성도 있겠지만 풍부한 물 사정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몽골의 집을 방문하면 초콜렛이나 사탕, 그리고 수태체를 꼭 내어 온다. 이 집도 수태체가 다 떨어지자 곧바로 우유,설탕,소금, 그리고 슈퍼에 판다는 티백 봉지를 넣고 끓여서 다시 만들었다. 한 번에 2~3리터를 만들어 보온병에 넣어두고 항상 마시나 보다. 커피를 좋아하는 우리의 습관보다 훨씬 좋은 습관인것 같다. 

연수 끝내고 끝내고 돌아오는 길, 차를 오랜시간 기다렸고 길이 엄청 막혔지만 기분은 좋다.

 

어제 새벽 2시까지 농구하는 아이들 때문에 4시쯤 잠이 들었다. 오늘은 잠을 좀 자고 싶어 일부러 커피를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