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4. 9~12 몽골 파견교사

몽골-68일차(2014.11.9 주일)

미소1004 2014. 11. 9. 10:24

 몽골와서 아홉번째 맞는 주일입니다. 단체 연수와 여행으로 인해 주일을 온전히 지키지 못했습니다.

세상이 바빠지니 그렇다, 연수니까 당연히 지키지 못한다 변명 하기엔 마음 한 구석이 편하지 않습니다.

 

일주일 고비 여행을 다녀오면서 멍하니 지나쳤던 상황에 대해 지혜가 생긴 것 같기도 하고 정리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이곳에서의 내 삶은

몽골이라는 이 땅까지 오는 것만이 나의 선택이었고

그 이후의 상황들(아파트, 학교, 룸메, 통역, 수업 등)은 전혀 나의 뜻과는 상관없이 주어졌고,

나에게는 선택권이 전혀 없었기에 무조건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한국이라는 땅에서 내가 적응해 있던 상황(가족, 학교에서의 위치, 경력, 집, 친구, 음식 등)

내게 속했던 것들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과

내게 익숙한 것과의 잠시 동안의 이별, 단절은 

불편을 넘어서서 분노와 우울함을 주기도 했습니다.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이 상황들을 받아들이는 가운데

나약함과 인격의 모난 부분이 드러나 당황도 하게 되고 좌절도 하고

남을 미워하고 탓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나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또 받아들이고 있는 중입니다.

 

나를 오래 전부터 계획하시고 만드신 하나님께서 

여전히 나의 삶을 인도하시고 빚어가심을 믿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나를 사랑하심도 알아갑니다.

 

야곱이 요셉에게 주었던 축복을 묵상하며

꿈꾸는 자, 열매를 생각하는 삶, 부어진 축복을 관리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예배드리고 와서 바양주르흐시장에 들러 안에 밍크기모가 들어있는 겨울롱티(3만트그릭), 최종발표회 때 입을 내 스타일이 아닌(3만5천투그릭)회색 외투를 샀다. 아마도 1회용이 될 듯 싶다.

 

저녁은 시금치 비빔밥(시장 지나다보니 한국에서나 볼 수 있는 노지시금치가 있다, 상태는 엉망이었지만 그래도 신기하다), 말고기소 금구이.

그리고 배추김치를 담궜다.

 

 

 

  집에서는 한 번도 담지 않았던 김치를 몽골와서 두세번 담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