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문안
구역 권사님께서 삼주째 허리골절로 누워 계신다. 퇴원 후 집에서 요양 중이신데 남편 되시는 장로님께서 금요일 중국 여행을 가셨다. 토요일 저녁 권사님 댁에 과일과 옥수수 삶은 것을 가져다 드리러 갔었는데 냉장고에 과일을 넣고 나오다가 햇반이 가득한 냉장고가 마음에 걸렸다. 금요일 특별하게 약속이 있거나 가족들 중 누가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면 함께 식사를 하자고 말씀 드렸다. 밥은 준비해 오겠노라 말씀드렸다.
주일 날, 오후 예배까지 드리고 음식을 준비했다. 평소 음식을 하지 않다보니 준비하는 하는 일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만들 음식은 카레, 호박전, 메쉬드포테이토, 닭가슴살 채소 볶음이다.
아침에 채소와 과일을 다듬고 껍질은 깎아 놓았는대도 엄청 바빴다. 당근 감자 양파 돼지고기를 잘 볶아 카레를 먼저 끓이고, 피망 양파 당근 닭가슴살을 넣은 채소를 볶아내고, 삶은 감자 으깨고 삶은 달걀 색깔별로 다지고 오이 사과를 넣고 마요네즈랑 버무려 메쉬드 포테이토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계란물 입힌 호박전을 부쳐 5시 10분에 바구니에 담아 자전거 타고 권사님 댁에 도착했다. 좀 있으니 현주 집사님이 대추방울 토마토 들고 합류를 했다.
함께 아주 간단한 식탁을 차리고 현주집사님이 설겆이 하시고 함께 과일 먹고 어제 가져다 놓은 옥수수를 렌지에 데워 먹고 8시 쯤에 헤어졌다.
식탁에 앉아 기도를 할 때 권사님이 울컥하셔서 마음이 숙연해지는 시간도 있었지만 대부분 유쾌한 시간이었고 사랑 가득한 시간이었다.
누군가의 기쁨이 되고 힘이 되는 것이 기뻤고 현주집사님이 이렇게 병문한을 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고 하셨다. 집사님 말 처럼 나는 이런 쪽으로 사람 돕는 일을 하면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남편은 기분이 좋지 않다. 남편은 내가 움직이면 긴장을 심하게 하고 내가 아파질까봐 이런 일 하는 것을 싫어한다. 매우 싫어 한다.
남편의 형편만 빼면 매우 사랑스런 주일을 보냈다. 오늘 주일 말씀은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저희가 배부를 것임이요." 하나님의 의는 오늘의 이 일이 아닐 까 싶다.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