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하빈
빈이 홀로 서울에
미소1004
2016. 10. 8. 17:42
하빈이가 혼자 서울로 갔다.
일찍 고속터미널로만 데려다 달라고만 했다.
새벽 4시 빈이가 나를 깨웠다. 4시 30분 고속터미널 도착. 황당하게도 표가 매진되고 7시 40분 표부터 있다고 한다. 아이의 그 절망적인 표정이란.
엄마인 나는 미동도 없이 아이에게 결정권을 넘겼다. 갈지말지.
단 시외버스로 가는 방법도 있다고 정보를 주었다.
다시 시외버스터미널로.
여기도 상황은 비슷하여 단 한 자리 남은 7시 표를 예매하고 오뎅을 세개 사 먹였다. 그새 빗줄기는 더 굵어지고. 아이는 엄마가 피곤할 걸 걱정해서 혼자 기다릴 것이니 집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현재 5시15분.
나는 엄마다 그럴 수가 없다. 차마 아이 혼자 두고 어찌 등을 돌려 집에 오겠는가!
아이를 태워 일단 집에 왔다. 이른 아침밥을 함께 먹고 있는데 남편이 그 사이 깨고. 나는 다시 잠이 들고 남편이
터미널로 데려다 준댔는데 고속터미널로 간 모양이다. 다시 시외버스터미널로 달려서 간신히 차를 태웠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에휴~.
아이는 중간에 두 세 번 전화를 했다.
내려오는 차를 예매했을 때, 가고 싶던 코믹월드에서 가서 친구를 만나고. 방금은 다시 남부터미널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편의점이 근처에 어디 있는지 물었다. 그리곤 다시 찾았다는 문자가 오고. 다 컸다.
내가 맘 졸이지 않아도 아이는 하나님의 은혜로 햇빛 보고 비 맞으며 친구들 속에서 스스로 튼튼하게 발 딪고 제 뿌리를 내리며 강하게 자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