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수술 후 5일째 되는 날

미소1004 2016. 3. 7. 08:02

1시간이나 1시간 30분이면 된다던 수술 시간은 5시간이 걸려서 끝이 났다. 수술한 의사 말로는 근종이 너무 커서 자신도 무척 힘들었다고...
수술 시간의 차질은 여러가지로 신뢰를 잃게 만들게 한다. 의사 실력까지...

첫째 날과 둘째 날은 열과 고통과 결코 적응되지 않을 것 같은 여러 가지 달려 있는 줄 들과... 적응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주사 줄 세 가지, 소변줄 그리고 뱃속에 심겨 있는 피 주머니.



사흘 째 부터는 일어나 걷게 되고 죽도 몇 숟가락 먹게 되었다.
친구 두 사람이 짧은 병문안을 다녀 갔고.

나흘 째 되는 날 어제 주일은 지난 학교의 선배가 다녀가셨고 교회 구역장님 가정에서 기도를 해 주고 가셨다. 다인실이라 가족 이외의 문병은 사절이라 전해도 꼭 만나야 할 사람은 있게 된다.

요즘은 문병을 가면서 먹거리나 읽을 거리를 사 가기보다 봉투를 하는 것이 유행인가보다.
모두들 걱정과 사랑을 담은 글과 함께 봉투를 주셨다.

잘 기억해 두었다가 은혜를 갚아야지.

내가 있는 병실은 6인실이다. 이 곳도 바깥 세상과 같은 또 다른 세상이다. 더 단순하기에 삶의 모습이 더 단순하고 선명하게 드러난다.
다인실이지만 커튼으로 칸칸이 가려져 있어서 독립된 공간이 되기도 한다.

산부인과 병동이다 보니 이곳의 환자는 모두가 여자인 아내들이고 간병하고 있는 사람의 대부분이 남자인 남편이다. 그래서 평소의 부부일상의 행동이나 애증이 하루만 있어도 눈에 보인다.
참 예쁘게 말을 하고 행동하며 살아가는 부부가 있고 또 마음은 있지만 정작 행동은 무심하게 섬세함이 없고 약간은 귀찮아 하는 커플도 있고 주말에도 혼자 보내는 나홀로족도 있다.

어제부터 병원식사를 먹고 있다.
식사는 나쁘지 않은데 신기하게도 입맛이 아직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