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의 범위
일이나 혹은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은 관계에서 기본적인 행동이다. 무엇보다 가까운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곧 신뢰의 수준과 범위를 결정 짓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까운 사람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신뢰의 범위를 상대에게서 멀리 두는 결과를 만들고 자주 약속을 어기면 결국 신뢰를 잃게 된다.
내 친구 중에 말로 하는 약속을 그냥 뱉어버리는 유형의 친구가 있다. 몇 년 알고 지냈지만 그 동안은 잘 몰랐다. 최근에 이 친구는 여러번 허언과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본인은 모르는 것 같다.
전화 끊어며 자주 하는 말은 ‘내가 전화할게.’
어느 날은 전화해서 자기가 어디인데 어디 들렀다가 너 한테 갈게. 그러곤 소식이 없다. 몇 시간 후에 전화해서는 자기집에 왔다는 것이다.
어제도 전화해서는 ‘2시쯤 너한테 갈게.’ 그렇게 말해놓고 늦는다는 연락이나 일이 생겨 못간다는 연락이 없다. 지금은 3시. 약속을 잊은걸까?
이 친구의 말을 들었을 때 안올지도 모른다 생각했는데 역시나.
왜 이런 식으로 말을 할까?
사람의 심리를 알 수는 없지만 그 친구는 내 마음의 신뢰의 범위를 벗어났다.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잠깐 산책을 했다.
스스로 신뢰의 동그라미 밖으로 나가버린 친구를 생각해 보았다.
화가 나지는 않는다. ‘믿지 못할 친구!’라고 보이지 않는 마음의 금을 긋는다.
보통의 경우 화가 나는 이유는 화를 내는 일이나 대상에 마음이 가 있기 때문에 화를 낸다.
누군가 나에게 못생겼다 하면 나는 화를 안낼 것이다. 이미 나는 외모에 기대하고 바라는 그 시대를 지나왔기에. 그러나 나에게 “너 참 무식하다!”라는 말을 했다면 나는 엄청 화를 냈을 것이고 그렇게 말한 사람을 미워했을 것이다. 왜? 내가 지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고 또 지적이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지금 내 마음이 어디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나의 관심이 하나님 그 분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