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행기
2009년 1월18일 출발
넷북을 들고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들고 오길 잘했나보다. 가족들 모두 잠들고 나혼자 깨어 글을 쓴다.
18일 저녁 8시 40분 탑승하여 지금 11시 30분.
공항에서부터 배가 고파서인지 기내식을 맛있게 먹었다. 맛으로 따지자면 기내식을 맛있다 할 수 있겠나 만은 시장이 반찬이다.
나는 한국식 닭고기덮밥, 하림이는 복음밥이 같이 있는 소고기 덮밥 같은 걸 먹었는데 고추장에 비벼먹었다. 아이스크림도 먹고 레드와인도 한잔 받긴 했는데 딱 한모금 맛만 보았을 뿐 도저히 독해서 마실 수가 없었다. 커피 받아서 아이스크림이랑 섞어서 비엔나 커피를 만들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기미테를 붙였는데도 멀미를 한다. 식사를 마친 하빈이가 화장실 가고 싶다더니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길래 들여다 보았더니 녀석 집에서처럼 홀라당 다 벗고 볼일을 보고 있다. 그런 후에 하빈이는 편안히 잠이 들었다.
하림이는 소금에 절인 미니땅콩을 몇 봉지 더 먹은 후에 콜라 한 병을 더 받아놓고 잠이 들었다.
머리 아픈건 멀미 때문인지 두통이 조금 덜해진 느낌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
잘 보내고 싶다.
19일(둘째날)
19일 태국시간으로 12시 30분쯤에 수완나품(‘황금의 땅’이란 뜻)공항에 도착하였다.오래전에 태국을 방문하였을 때는 돈무앙공항을 이용했는데 2006년에 수완나품공항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가이드를 만나 돈무앙 호텔로 가서 정신없이 자고 일어나 호텔에서 아침을 먹었다. 일행중에는 우리가족 외에 울산과 거제에서 온 신혼부부가 함께 움직이며 관광을 시작하게 되었다. 방콕에서 파타야까지는 두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가는 길에 호랑이 공원에 들러 호랑이에게 우유도 먹이고 사진도 찍고, 오랑우탕과 사진찍기, 하빈이는 전갈을 몸에 붙이기도 했다. 점심은 호랑이 공원 안에 위치한 한국인식당에서 비빔밥을 먹었다. 패키지 여행의 아쉬운점 한가지가 여기 있다. 태국까지 와서 한국음식을 먹이는 여행사의 시스템.난 외국에 가면 음식을 가리는 편이지만 그래도 현지식을 먹는 것이 여행의 멋이라 생각된다. 물론 이곳의 안량미 특유의 향 때문에 먹는 것은 빵,과일, 소시지 정도가 될 것이다.
미니시암을 예정에도 없이 가이드의 안내로 가게 되었다. 예전 제주도에서 비슷한 곳을 가봐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넓은 정원과 아기자기한 조형물, 여유로운 시간, 여름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등이 대단히 인상적인 곳이었다. 하빈이는 자기 집인양 뛰어 다녔다.
다른팀이 조인이 되어있어 다른 팀이 선택관광(한방마사지)을 하는 동안 우리는 기다려야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파타야 시내관광에 나섰다. 시내 안에 위치한 불교사원도 들르고 보통의 사람들이 사는 집도 둘러보았다. 파타야 시내에는 개들이 줄도 없이 돌아다니는데 태국인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개로 환생했다고 믿기 때문에 묶어 두지 않는다고 한다. 길거리나 마을,심지어 나라에서 관리하는 공원에 조차 개들이 늘어지게 잠을 잔다거나 배회하고 있다. 일행의 마사지 일정이 마치자 다시 다른 팀들이 티파니 쇼(게이쇼)를 관람하는 동안 우리는 태국의 백화점과 슈퍼를 들러 과자와 과일을 샀다. 야시장 구경도 잠깐했다.
저녁은 7시가 지난시각에 수끼를 먹었다. 한국여행사에서는 태국의 유명한 MK수끼를 먹는다고 했었지만 우리가 먹은 것은 정통 태국식 수끼라고 하였는데 조금은 실망.태국의 유명한 체인점인 MK수끼집을 가보고 싶고 그곳엔 한국인보다 현지인들이 많은 곳이니 그들의 문화를 누리고 싶었는데... 하빈이는 저녁 먹고 숙소로 오는 길에 잠이 들었다. 숙소는 파타야의 ‘촐찬’이란 호텔이었다. 아이들 재우고 잠시 휴식한 후에 호텔의 풀장 주변도 둘러보고 파타야 바닷가를 거닐었다.
20일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7시 30분에 호텔을 나와 배를 타고 파타야의 산호섬으로 들어갔다. 가는 동안 파도가 심해 꼭 바이킹을 타는 듯했다. 맑은 파타야 바다에서 수영을 잠시 즐긴뒤 우리는 다시 배를 타고 sea walking(1인당 60달러)을 하러 갔다. 헬맷을 쓰고 남편과 하림이가 먼저 바다로 내려가고 하빈이는 내려가자 마자 귀가 아프다며 다시 올라왔다. 바다속에서 물고기 밥을 주고 싶다고 떼를 쓰는 하빈이를 가이드가 빵조각을 얻어와 함께 물고기 밥 주자고 달래서 마치는 시간까지 하빈이는 배 위에서 이쁜 물고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림이가 바다에서 물고기를 한 마리 잡아서 들고왔다. 잠깐 살펴보다가 놓아주었다. 다시 산호섬으로 돌아와 쌀국수를 한그릇씩 먹고 잠시 물에서 더 놀다가 배를 타고 점심을 먹으러 한국식당으로 이동하여 삼겹살을 먹었다.(어설픈 한국김치)
호텔로 들어와 잠시 휴식을 하고 중국사원(왓찐사원)과 절벽사원을 들렀다. 화교가 태국 국왕에게 이 사원들을 기증하고 화교의 입지를 굳힌 사원이라고 한다. 절벽사원에 세겨진 불상의 금을 입히는데 금이 7,7톤이나 들어갔다고 한다.
농눅빌리지에서는 민속춤과 코끼리쇼를 보았다. 좀더 머물렀으면 하는 마음이 많았는데...사진으로 대신하고 코기리 트래킹하는 일행들을 위해 코끼리 트래킹장을 따라갔다. 그곳에서 우리는 야자열매를 대접받아 숟가락으로 야자 속도 파 먹어보았다.
저녁은 쌈밥정식 (외국가서 먹는 한국식은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저녁 식사후 파타야 시내로 시티투어를 갔다. 저녁 6시이후에 이 거리는 차가 다니지 않는다. 그곳에서 무예따이 공연을 보고 곧장 ‘썽태우’를 탔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빈이는 또 잠이 들었다.
바쁜 하루를 보냈다. 호텔을 나와 페밀리 마트에서 spy라는 와인쿨러를 사들고 호텔주변의 바닷가를 산책했다.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 한국시간은 새벽 1시 47분 내일도 6시에 일어나 씻고 준비하고 식사해야한다.
빨리 자야지.
21일 목요일
6시 기상, 씻고, 준비하고,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7시 30분에 로비에 모여 하루를 시작하였다. 패키지여행의 가장 싫은 일들을 오늘로 모두 몰아놓은 듯, 라텍스(천연고무)샵에 들러 설명 듣고 물건보고 구매하고, 다음은 교민들이 운영한다는 비영리단체라는 곳에서 진주크림,양귀비꿀, 로얄제리 등의 설명을 듣고 물건보고 구매하고, 영빈관이란 곳에서 한식을 먹고 태국현지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애머랄드사원과 왕궁을 둘러보았다. 1200년전에 나라를 세운 태국은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가 없는듯 하다. 사원 건축하나만 보더라도 스리랑카양식, 캄보디아 양식이 혼합되어있다. 태국 관광법상 왕궁은 외국인 가이드 들은 안내를 할 수 없고 오직 태국현지 가이드만이 안내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왕궁을 둘러본 뒤 길을 따라 항구의 시장을 거쳐 배를 타고 수상가옥과 새벽사원을 둘러보았다. 어제 파타야로 배를 타고 들어갔을 때와 지금 수상가옥을 둘러보기 위해 배를 타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수상가옥에서 사는 사람들은 차오프라야강에서 빨래도하고 또 그곳에서 목욕도 한다. 수상시장도 보고 또 메기들에게 먹이를 주기위해 빵도 사서 물고기들에게 던져주었다. 수상가옥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지 집이 없어진 자리가 하나씩 눈에 띄었다.
방콕으로 가는 길에 권요한 박사님이 일하고 있다는 탕제원에 들러 한약재설명을ㄹ 들었다. 그때 나는 그곳을 나와 방콩의 시민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방콕에 도착하여 동양최대의 주얼리 샵(56층)에서 여러 가지 보석을 보았다. 아름답긴 했지만 비싼 보석을 몸에 지니고 싶을 만큼의 관심은 없었다. 진주에서 하나투어와 계약을 할 때는 저녁식사를 ‘로얄드래곤’이라는 식당을 이용하기로 했었는데 현지에서는 장소를 바꾸어 ‘라마야나’ 라는 곳에서 뷔페식으로 식사를 했다. 라마야나란 이름은 태국의 고대소설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저녁식사로 태국여행의 공식적인 일정은 모두 끝이 났지만 가이드의 배려로 태국 지상철을 타고 방콩의 중심가인 팟퐁 야시장을 둘러보았다. 몇가지 물건을 사고 싶어 가격을 물었더니 외국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기본이 5~6만원 선이었다. 하빈이의 고집을 못이겨 다람쥐 입체그림을150밧트(우리돈 6000원)에 구입했다. 야시장이 들어선 곳 주변에는 어김없이 무희들이 비키니를 입고 봉춤을 추며 관광객을 유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태국의 술집엔 문이 없다. 추위나 바람을 피할 일이 없기 때문에 문이 필요 없고 그들의 향락문화는 다분히 개방적이고 공개적이다. 워킹스트리트를 걸을 때도 나이든 유럽인과 현지처로 보이는 태국여성을 보았고, 술집에서도 젊은 태국여성과 나이든 유럽인들이 어울려 있는 모습이 평상의 모습인 듯 했다.야시장 구경을 마친 뒤 수완나품 공항으로 왔다. 하림 하빈의 얼굴에 지친모습이 역력했다. 하빈이는 앉을 자리만 있으면 쓰러져 잠을 잤다. 지금은 입국수속을 밟고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태국 시간 1시 24분, 한국은 3시 23분.
그간 함께 다닌 팀들이 정이 들었는지 헤어지지 못하고 한자리에 앉아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의 정 이란건 무서운 것 같다. 여행중이라 그런걸까? 쉽게 마음을 연다.
한국 도착은 9시 40분 쯤이다.
하빈이에게 물었다.
“빈이는 이번에 뭐가 제일 좋았어?” 비행기 타기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물고기 밥주는거요.”라고 한다.
하림이에게 물었다.
“다 좋았어요.”
나는 겨울에 여름을 만날 수 있는 사실 자체가 신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