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2.24

미소1004 2015. 12. 25. 09:59

12월 24일은 크리스마스 이브. 방학식. 결혼기념일.
퇴근해서 저녁밥 먹으러 가는 차 안에서 운전하던 남편이 들리지도 않는 앞 차 운전자에게 투덜거렸다. 좋지않은 투의 남편의 말이 거슬렸다.
나는 기분 좋은날은 기분 좋게 밥먹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좋지 않은말 들어가며 저녁 먹으러 가고 싶지는 않다고.
순간 화가 난 남편은 차를 아무렇게나 몰아대고 결국 차를 돌려 남편은 집으로 가고 나는 차를 몰고 나왔다.
이유가 어찌됐던 이런 일은 거의 반복이다. 남편과 차를 타고 나가지 않으려는 이유도 이것이다.
항상 그런 투덜거림을 참으면 내가 기분 나빠지고 말하면 남편이 나빠져 둘다 맘이 상해서 하루를 몽땅 망쳐버린다.
결국 다시는 차 타고 남편과는 함께 나가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된다.
예전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죽고 싶었다. 그저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고리를 끊어버리고 싶었고 불안하고 슬픈 이 감정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의 나는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안다.
나는 앞으로도 남편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면 오늘과 똑 같은 말을 할 것이고 또 똑 같은 결과가 일어날 것도 안다.
하지만 나는 더이상 죽음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제도 나는 나 혼자 이 날들을 기념하며 보냈다. 나에게 선물도 하고.
그렇다고 슬프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맘이 아프고 슬프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저주하며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일이 있은 몇 시간 후 새벽 12시30분 쯤에 남편은 라오스로 여행을 떠났다.

빈이가 대학을 갈 때 쯤 나는 쉰이 넘은 나이다 . 하지만 그날을 기대하고 준비하며 영어를 공부하고 조금의 돈을 준비하고 있다.
나는 누군가를 피해서가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쁜데 슬픈 추억이 담겨있는 코트.
시간이 지나면 아프지 않게 입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