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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하빈

고해성사 하는 아이

by 미소1004 2009. 9. 29.
하빈이랑 오랫만에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 목욕을 하였습니다. 늘상 수다스러운 하빈이는 책읽은 이야기며 오늘 학교에서 친구가 때려서 울었다는 이야기며 또 텔레비젼에서 본 내용을 이야기를 하며 사십분 정도를 함께 있다가 내가 나가려하자 이녀석이 귀에다 손까지 갖다대며 비밀을 말해주겠다고 하더니만 이야기는 않고 계속 뜸을 들입니다.
말하기 힘들면 다음에 말해도 된다고 하니 마음이 복잡해서 이야기 해야겠다고 합니다.
피식!
웃음이 나오는 걸 참았습니다.
고 녀석 참. 쬐끄만한게 마음이 복잡하다고 하니 제깐에는 심각한 것 같은데 엄마인 나는 우습기만 합니다.  눈도 못마주치고 연신 불안해하며 망설임을 한참이나 가진후에 또 그러고도 한참후에야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아빠 한테는 비밀로 해 줄거지?" 이 말을 몇 차례나 묻고 확인한 한 후에 털어놓습니다.
결국 비밀의 내용은 오늘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골마루를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다가 2학년 선생님에게 딱 걸렸다는 이야기이고, 벌은 서지 않았지만 얼마나 놀랐는지 머리가 어지러웠다는 것과 ....그래도 밖에서 놀았다 뭐 그런 이야기 입니다.
한참을 그때 기분을 이야기한 빈이는
"아! 이제 머리 안아프네." 이러며 목욕을 즐깁니다.
이 아이 머리엔 뭐가 들어있을까.
하루 온종일 그 일로 인해 맘이 심히 불편했나봅니다.  
누군가에게 비밀을 털어놓는 걸로만으로도  머리가 이렇게 맑아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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