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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루저'가 되기 싫은 사람들, 모두 '루저'가 되는 사회

by 미소1004 2010. 1. 1.
루저(loser) n. 1. 실패자: 손실자, 분리자
                     2. 진 편(경기에서), 진 말(경마에서):패자
                     3. 전현 쓸모없는 것(사람)            -네이버 영한사전에서-

공중파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로 나온 한 여성이 "키작은 남자(180cm 이하)는 루저"라고 발언한데서 시작되어 '루저녀'라 불리는 이 여인의 모든 신상이 공개되고, 프로그램 폐지론이 들끓고, 심지어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줄을 잇고..
 한편에서는 외모 지상주의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개똥녀에 이은 ,인터넷에서의 무차별적인 인권 침해를 걱정하기도 하며 , 한편에서는 키가 작으면서도 훌륭한 위인들을 언급하며 점잖게 훈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만약 같은 프로그램에서 한 남성이 키 작은 여성에 대하여 같은 이야기를 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궁금하다.일상적으로 남성들을 중심으로 '다른 것은 이해할 수 있어도 안 예쁜 것은 용서할 수 없다', '무다리','절벽' 등 여성을 비하하는 많은 발언들이 쏟아지지만, 그것 때문에 소송을 걸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키가 작은 것으로 인해 콤플렉스를 느꼈을 지는 몰라도 취업이나 승진 등에서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성들은 자라오면서, 그리고 취업하는 순간에 외모로 인한 차별과 모욕을 받고 있다. 초근까지도 여성 취업을 의뢰할때  업무와 관계없이 '용모 단정한 자, 키 몇 센티미터 이상'이라는 조건이 공공연하게 제시되었고, 이에 많은 여성들이 외모 때문에 자신의 진로가 좌절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소송 대신 성형에 합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여성의 발언이 이렇게 물의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소송까지 요구할 정도의 분노가 표출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혹시, 너무 오랫동안 위너로 살아온 사람이 루저의 아픔을 처음 당해서 느끼는 당혹감의 표현이 아닐까?
우리 사회는 어찌보면 끊임없이 루저를 만드는 사회일지 모른다. 누군가를 루저로 만들어야 자신이 위너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회.
교육현장이 그렇고, 대학 입시가 그러하다. 영어 사용 능력, 외모, 학력, 인종, 장애와 비장애, 남성과 여성, 등 더불어 사는 사회가 아니라 누군가를 지배자로 만들어야 자신이 행복해진다고 믿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두려움으로 결국 서로를 루저로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 있고, 그 안에서 자신도 루저가 되어 결국 모두가 루저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루저 발언을 하는 사람이나 루저 발언을 하는 사람 모두 어딘가 서슬퍼 보인다.

끊임없이 루저와 위너를 편 갈라서  '성공해라, 위너가 되라.'고 강요하는 세상에서 다른 사람과의 비교로 인한 열등감이 아닌 하나님이 창조하신 소중한 존재라는 자존감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나는 루저도 행복한 세상을 꿈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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