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일요일 11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언니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쯤이었습니다. 진주서 서울 강남 터미널까지 3시간 30분이 걸렸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 시간이 한시간 정도인듯합니다. 늘상 날 어린 딸로만 보고 계시는 엄마와 언니 사랑스러운 조카 예지, 영락이의 환호를 받으며 짐을 풀었습니다. 피곤한 탓인지 낮잠을 잤습니다. 아이들 산책도 시킬겸 공원을 나왔다가 막내 아파트를 들러 순대를 먹고 다시 언니네 집으로 이동하는 중에 발을 헛디뎌 고생을 좀 하긴 했습니다. 형부는 주일인데도 출근을 하고 꽤 늦은 시간에 돌아오셨습니다. 다음날은 정형외과 이빈후과 병원을 들렀습니다. 병원진료를 마치고 오니 점심때가 되버렸습니다.내가 서울오면 쇼핑갈거라고 벼르고 계시던 엄마를 위해 아픈 다리 잠시 잊고 바람을 쐬고 왔습니다. 다리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약 덕분인지 잠까지 설치게 했던 통증은 사라지고 불편할 뿐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화요일 ~수요일은 TaLK를 위한 연수가 있어 경기도 용인에 있는 현대인대개발원으로 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숙소 체크인하고 쉴틈도 없이 저녁7시까지 강의를 들었습니다. 7시 30분쯤에 북천에 오게될 DAMON을 만났습니다. 저녁을 먹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DAMON은 마음을 활짝 열고 자신을 온통 다 보여주는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의 그런 노력 때문인지 나도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밤11시까지 4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눈 그 시간이 매우 유쾌하였습니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서인지 내가 오히려 배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참 편안했습니다. 그의 됨됨이가 어떠할지 잠시 본것으로 평가할순 없지만 우리 북천아이들에게 분명 좋은 선생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헤어질 때 나는 학교를 옮겨 갈 사람이라고 알려주었을 때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의 얼굴에 비친 실망감을 보았습니다. 미안하기도 합니다. 잠이 어떻게 들었는지 다음날에는 8시가 다 된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TaLK들의 강의 장면을 보고 장소를 옮겨 또 강의를 듣고... 마치는 순간까지 너무도 빡빡한 연수 일정에 녹초가 되었습니다. 이번 연수를 통해 TaLK장학생에 대한 이해는 분명해졌지만 여전히 이 제도에 대해서는 울컥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학교에서는 그들을 교육하는 사람으로 보지만 그들이 한국에 온 이유는 오로지 여행목적,직업을 얻기위한 경력쌓기, 학업을 쉬기 위한 목적 등 일선 교사가 바라보는 시각과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였음을 보았습니다. 내가 만나본 DAMON 또한 교사가 꿈이고 미래를 위한 경력을 쌓고 여행이 목적임을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TaLK 사례도 보았고 너무도 형편없은 모습의 경우도 들었습니다. 힘들어서 입안도 헐고 혓바늘도 돋고... 그래도 다양한 선생님들과 유능한 선생님을 만나 도전을 받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구석으로 밀어두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몇번의 지하철을 갈아타고 엄마 계신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은 떡볶이와 삼겹살을 먹었습니다. 언니는 12시가 넘어서야 귀가를 합니다. 4~5일 정도 머무는 동안 너무도 많은 일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마음도 다져갑니다. 발령이 문산초등으로 났습니다. 그제께 몇 분 선생님으로부터 인사청탁에 대한 권유가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아 남편에게도 내의견을 전했고 나또한 거절한 가운데 있었기에 내 마음은 편한데 남편은 그러지 못한가봅니다. 멀리 발령난 것이 꼭 자기의 무능력함처럼 여겨지는 듯... 오히려 내가 남편을 위로해야할 형편입니다. 내일 아침에는 혼자 문산에 가볼것이라고 합니다. 나 내려가면 같이 가자고 했더니 출근시간도 재어보고 어쩌고 하면서... 영 마음이 편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언제쯤 이런 일들에 초연해질까요? 언제쯤 상대적인 박탈감이 없어질까요? 남편도 내 신변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마음이 편안해지면 좋겠습니다. 내가 그러한 것처럼. 학교가 쬐끔 멀긴 하지만 정영란 선생님과 함께 가서 좋습니다. 늘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누구와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편안합니다. 교장선생님퇴임식과 송별연 준비로 화분은 부장님께 부탁드렸고 횟집예약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서둘러 집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밤은 깊어가는데 난 잠이 쉬 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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