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자기 전에 아침에 빈이 줄려고 카레를 만들었다. 감자 두개, 양파 1개, 당근 1개 썰고 볶아서 물 붓고 끓이다가 카레 가루 넣고 끓이는데 20분 가량 서 있었다. 이게 문제였나 보다.
밤새 허리가 아팠다. 잠을 제대로 못잤다. 아침엔 몸이 불편해서 식구들 나갈 때 목소리로만 인사를 했다. 머리 맡에 두었던 이오덕 일기를 읽다가 나도 모르는 새 잠이 들었나보다. 일어나보니 11시.
햇살이 따뜻하다. 커피 한 잔을 내려 책을 읽었다. 자고 나니 몸이 훨씬 수월하다. 아직 무언가를 할 만큼 허리가 회복된 건 아닌 듯하다.
서부도서관에 예약해둔 ‘살인자의 기억법’ 책 대출가능하다고 문자가 왔다. 외투만 걸치고 차를 몰고 갔다. 도서관 주위에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바로 옆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들리는 소리가 귀에 먼저 와 들린다. 열람실에서 잠깐 운동장을 내려다 보았다. 이곳과 저곳은 딴세상 같다.
책을 찾는데 허리가 또 아파온다. 벽에 등을 붙이고 서 보았다. 수납과 정리에 관한 책 2권과 최인철 교수가 번역한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필리핀여행 책 1권을 빌려 내려오는데 허리가 더 아파져 아주 천천히 걸어서 차로 왔다.
이오덕의 일기를 읽다보면 일기가 아주 자세하게 쓰여져 있다. 다음에 1권이 아닌 여러권으로 쓰여진 이오덕 일기를 읽어봐야겠다.
가을은 빠른 걸음으로 가버린다. 어제와 오늘 나무에 달린 잎들이 듬성듬성 해지고 찬란한 그 빛들이 쓸쓸해 지고 있다.
몸이 괜찮으면 오후엔 아파트 밑 공원에 잠깐 내려갔다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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