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아이들 먹거리는 내 손으로 만들었다. 아이 둘 키우며 반찬을 사거나 국을 사서 먹인 적이 없다.
솜씨 없는 음식이라도 아이들은 맛있게 먹었고 나는 또 열심히 만들었다.
요즈음
몸 관리를 하는 하림이는 생식 위주로 식사를 하고 밥과 같은 탄수화물과 염분은 극소량만 섭취하니 밥을 먹지 않는다는 표현이 맞겠고.
모든게 귀찮아진 남편은 아침은 시리얼과 우유, 저녁은 국이 있어도 반찬을 여러개 만들어 놓아도 먹고 싶은 반찬 한 두 가지로 식사를 끝낸다. 어떨 때 보면 나와 빈이와 한공간에 있어도 시간을 맞춰 함께 밥 먹는 걸 귀찮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남편은 주로 혼자 밥을 먹을 때가 많다. 남편은 혼자이기를 좋아한다.
빈이와 나 둘이서 시간을 맞춰 아침과 저녁을 함께 먹는다.
오늘은 퇴근하자 마자 시내로 갔다가 여덟시 쯤에 집에 돌아간다고 전화했더니 빈이는 여태 밥도 먹지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단다. 수정김밥 3줄. 컵라면을 사들고 집으로.
둘이서 밥을 먹는데 밥 먹다가 빈이가 친구 이야기를 한다.
비싼 외제차가 두 대나 되고 집이 엄청 넓고, 용돈 많이 받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 집은 엄마가 음식을 전혀 안한다고, 같이 먹지도 않는고 친구는 항상 밖에서 사 먹는다고. 그래서 자기는 부자라도 부럽지 않다고.
빈이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우리집의 모습도 별 차이가 없을 듯 싶다.
빈이가 고등학생이 되면 정말 다 각자 식사를 하게 될 것 같은데...
둘이서 라면을 먹고 김밥을 먹는 이 순간을 웃고 떠들며 즐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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