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리 편지, 배유안, 창비, 2006)
국어 '한글의 아름다움' 수업을 준비하며 주말에 읽기 시작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가지고 딸에게 먼저 가르쳐보았다는 역사적 기록을 가지고 '그렇다면 그 당시의 평민들에게도 가르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으로 부터 이 동화는 시작된다.
글 속의 장운이와 덕이의 삶은 고달프다. 엄마는 병으로 일찍 죽고 아버지마저 병으로 앓아 눕게된다. 장운이는 나뭇짐을 하고 약수를 받아오는 중에 초정리에 피부병을 치료하러 온 임금을 만나 한글을 배우게 되고...배운 글을 누이 덕이에게 가르치고. 그러던 중에 덕이는 다른 동네 양반집 노모의 병수발 드는 몸종으로 가게 되고.
글을 배운 장운이와 덕이는 배운 글로 편지를 주고 받게 되고 장운이는 함께 일하는 석공들에게 글을 가르치게 된다. 장운은 고향 초정리에서 자신에게 한글을 가르쳤주던 그 할아버지가 임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되고.
이야기의 내용도 감동적이지만
이책을 주일날 보아서 그런지
장운이와 덕이의 삶에 대한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춥고 배고픈 삶 가운데서도 주변의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고, 작은 배려에도 진심으로 좋아하는 깨끗하고 정직한 감사가 부러웠다.
가진 것이 많아서 추운 것도 배고픈 것도 모르고, 귀한 것을 받았으나 귀한 줄을 몰라서 깨끗하고 정직한 감사가 사라져버린 나의 삶.
세상에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진정으로 귀하게 여기고 높여야 할 것을 잊어버린 나.
꼭 필요한 때에 내 손에 쥐어진 고마운 책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