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일씨가 삽겹살 주문하고 그외 잡다한 것은 우리 집에 있는 걸루 대충 마련한 (특별한 삼겹살만 빼면) 너무도 평소 같은 저녁상차림.
박희숙 선생님, 김현일, 서진호, 서하림, 서하빈, 나.
집에서 오랜만에 불판에 삼겹살을 구웠습니다.
좋은 사람들과의 식사는 언제나 즐겁고, 별 반찬 없어도 성찬을 먹은 듯 항상 배가 부르고, 시간이 흘러가도 웃음나게 하는 기분 좋은 추억입니다.
무엇이든 나눈다는 것,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거두어들이는 것 보다 분명 기운나게 하는 기억입니다.
식사를 나누고, 정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고, 웃음을 나누고, 꼭 같은 추억을 함께 나누고.
남편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기에 어떨 때는 나의 강점 약점을 더 많이 또 정확하게 집어냅니다. 내 감정의 흔들림도 몸으로 다 싸안고 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손님들이 돌아간 후 남편이 자신이 알고 있는 어떤 사람 이야기를 하며 나와 심하게 대조를 이루는 한부분을 지적해줍니다.
'그 어떤 사람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도 불신할 수 있는 곳까지 불신하다가 나중에는 믿어준다 '이고
나는 '신뢰할 수 없는 사람도 믿을 수 있는 데까지 믿어준다.'라고 합니다.
내 주위에 신뢰 못할 사람이 어디 있냐고 물으니
"그게 당신의 장점이자 단점이지."라고 결론지어 버립니다.
더 이상 말할 힘도 없어, 혼자 치우고 있는 남편 두고
9시 조금 지나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10시를 조금 넘긴 시간 이진규선생님으로 부터 흥분된 전화 한 통.
"우리 학교 장원 했어요."
찔린다.
정영란 선생님 한테서도 토요일 오전에 축하메시지 도착.
더 찔린다.
왜 나한테 축하소식을 전하는 건지.... 정말 찔린다.
나눈다고 다 행복해지는 건 아닌가보다. 진짜 찔린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