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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하빈

부전자전

by 미소1004 2017. 1. 14.

​금요일은 하림이가 알바를 하루 쉬는 날이다.
휴학계를 내러 간 하림이는 담당교수의 만류로 결국 휴학계를 내지 못하고 다음주 중에 하루 더 광주를 내려가는 수고를 해야한다.

아침에 하림이의 휴학 사유를 보았다.
'세계 여행을 하기 위해서.'
이렇게만 적어 낼거냐고 물었다.
이게 사실이니까요.
아들의 대답은 간단명료 하고 단호해서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교수에게 전화가 왔다.
부모가 허락을 했는지, 아들의 토익 성적이 어떤지, 학업 성적이 어떤지, 같은 과 동급생들은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는지. 부모인 우리가 하림이의 여행 경비를 빌려 줄 수는 없는지...
아주 아주 자세하고 길게 오랫동안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자기는 오늘 허락을 하지 않을 것이라 하였다.
교수는 휴학 사유 때문에 맘이 상한 듯 했다. 무성의해 보였겠지. 나도 그렇게 느껴졌으니.
이 말을 하림이에게는 하지 않았다.

내 차를 가지고 눈길을 달려 아침 8시에 나간 녀석은 밤 9시 가까이 되어 돌아왔다.
엄마는 맘을 얼마나 졸이고 있는지도 모르고 헤헤 거리며...
자식은 그런가보다. 너도 자식 낳아봐라.

얼마나 달렸는지 아침에 만땅 넣은 기름을 또 주유를 하고...
광주까지 또 찾아 가자면 성가신게 분명하겠지만 이 일로 타협도 융통성이라는 것도 좀 가졌으면 한다.

가만히 보면 첫째는 아빠의 성품을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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