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 저녁 먹는 것 보고 산책을 나왔습니다. 언제 심기웠는지 소나무섬 가장자리를 따라 금목서가 빙 둘러 서 있습니다. 그 향기가 얼마나 진한지 벤치에 한참을 앉았다가 돌아왔습니다.
배영학교 근무시절.
학년말에 학교에 건의 사항을 적어내라기에 학교가 너무 삭막하니 향기가 멀리 퍼지는 키 크지 않은 꽃나무를 심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었습니다.시간이 많이 흘러 그 일을 까마득한 기억 저편으로 보내버린 어느날 교장 선생님께서 점심시간 교실을 방문하셔서
"김선생님이 건의한 대로 그런 나무 심었는데, 어때요?" 하시며 밖을 가리키셨습니다. 그때 원형화단에 심겨진 나무가 금목서였습니다.
9월말이나 10월초에 개화하여 한 달 넘게 교정을 향기로 가득하게 채웠던 그 향기를 기억합니다. 그때 들은 이야기로는 그 나무가 꽤 비싸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여기 공원엔 그 나무가 지천으로 서 있습니다.
좋은 향기 오래오래 마시고 왔습니다.
꽃향기를 맡으며 걸은 덕분인지 아침부터 식사도 못할 정도로 두근거리던 가슴이 많이 진정되었습니다.
가슴이 편안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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