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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어떤 일(망각과 노안)

by 미소1004 2018. 2. 7.

​우리 학교는 학기초에 수업에 사용하라고 교실마다 탭을 하나씩 나누어준다. 와이파이도 안되고 파손될 경우 담임이 파손의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일 년 동안 교사의 사물함 속에 고이 모셔두었다가 학기말에 담당자에게 인계를 한다.
학기초 탭 충전기를 새 것으로 받은 기억이 있다. 탭과 함께 넣어 둔 것을 오늘 계원에게 제출했다. 충전기가 나에게 지급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정말 나는 충전기를 뜯어서 사용한 적이 없다.
이럴 때 딱 맞는 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담당자는 나에게 지급된 충전기와 똑 같은 것을 제출하라고 했다. 나는 기억도 없는데.
화가 난다. 똑같은 걸 내라고 하는 담당자에게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에 전혀 없는 나의 기억력에 화가 난다.
늙고 있다, 아주 급속히.
또 한 가지.
영어수업 시간에 공책 검사를 하다가 영어철자가 잘 보이지 않았다.
아-.
노안이다, 돋보기를 진짜 써야겠구나.
늙고 있다, 조금 낭패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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