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자기 전에 소량의 포도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지난번 엄마가 들려주신 포도주의 이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시작됐는데 지금 마시고 있는 것은 '샤토 샤블레 페트라우스'라고 단맛이 별로 없는 적포도주입니다. 단맛이 없어서인지 기호식품이 될성싶지는 않고 그냥 약용으로 쓸 정도입니다.
가끔 포도주를 선물헤 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외국 다녀오시는 길에 면세점에서 사오시는데 집에 즐기는 사람이 없어 거의 시댁으로 보내거나 요리에 사용합니다.
어릴 적 집 앞에는 포도밭이 있었습니다. 여름 한철 포도를 따내고 나면 끝물의 포도와 뒤늦게 맺힌 신포도는 마을 사람들의 몫으로 나누어줍니다. 양껏 따 온 포도를 씻어 물기를 빼고 흰설탕과 함께 큰 장독에 담급니다. 몇 개월 지나면 자연 발효가 일어나 아주 달콤한 포도주가 됩니다. 자주 마셔댔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도 집에서 담근 달콤한 포도주가 좋습니다. 세상의 술들이 아주 달콤한 맛을 지니고 있다면 나도 애주가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 포도밭도 장독대도 사라지고 없지만 지금이라도 눈에 본듯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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