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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박 2일의 직원여행

by 미소1004 2010. 7. 23.

단체여행이 그러하듯.
머물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더 머물 수 없고, 원하지 않아도 머물러야 하는...
여행이라는 의미에는 좀 동떨어진 감이 있는 여행이긴 하지만 어쨌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직장에서 오후 1시 30분에 출발하여 섬진강 휴게소에서 10분간 쉬고, 전라도 곡성역 기차마을에 도착하고보니 방금 3시 30분 기차가 출발했다고 합니다. 인근 기차역으로 가서 곡성으로 돌아 오는 기차를 탔습니다. 25분 가량 타는데 편도 4000원. 가격이 그리 녹녹치 않은 편입니다. 곡성역은 한창  확장을 하는 중이었지만 아름다웠습니다. 그곳에서 모노레일 같은 걸 타는 사람들도 보았는데 날이 더워서... 기차가 오히려 더 나을 것 같았습니다. 가을에 오면 코스모스가 지천일것 같았습니다.
거기서 차로 45분 정도 거리에 구례 화엄사가 있습니다.
주차장 내리자마자 먼저 눈에 띈 것은  곳곳에 공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화엄사의 옛모습은 각황전에서나 볼 수 있었을까... 이곳도 입장료가 3000원. 
잠시 둘러본 후 숙소'뜨란채'에 도착했습니다.

전라도 정식에 늘 나온다는 홍어삼합, 구절판, 꼬리찜, 수제 양갱, 회, 더덕무침, 떡...
배부르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옛날 임금도 누리지 못한 호사일 듯 했습니다. 2층 숙소로 짐을 풀고 사람들이 노래방 으로 내려간 후 산책을 좀 하고 싶었지만 행여 노래 않부르니 어쩌니 저쩌니 하는 소리가 듣기 싫어 꼼짝도 않고 방에만 있었습니다.
둘째날,밤 늦게 비가 내리고 아침에도 비가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지리산 노고단으로 향해습니다. 
노고단에서는 비 때문에 낀 산안개로 구름 속에 내가 있는 듯. 일행들과 거리를  두고 생각도 하며 조용히 걸었습니다. 단체 여행의 또 다른 단점은 듣기 싫은 이야기들을 들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고단에서의 2시간 30분은 혼자이고 싶어서... 혼자 걸었습니다. 노고단 여기저기 여름 꽃이 잔뜩 피었습니다.  하산 할 때는 혼자 떨어져 걷는 나를 배려하는(?) 직원 때문에 함께 걸어야했습니다. 내가 사진 찍으며 일부러 쳐질라치면 그새 걸음을 멈추고 기다리고 있어서 결국은 혼자 걷기를 포기하고 열심히 이야기를 들으며 노고단을 내려왔습니다.
노고단은 옛 신라의 화랑들의 노고로 세워진 단이란 이름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고단에서 남원으로 가는 길에 '정령치'에 들렀습니다. 
남원에서는 50년 전통의 유명한 추어탕 '새집추어탕' 이라는 곳에서 식사를 했는데 오후 2시가 넘은 시각에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리산 안에 있어서 날이 얼마나 더운지 몰랐는데 시내로 내려와 보니 정말 더웠습니다.
집으로 가기 전에 '광한루' 맞은 편 '춘향테마파크'(옛이름은 월매촌)에 한시간 가량 들렀습니다. 마루에 앉아 쉬기도 하고  마이클(원어민영어교사)과 몇 단어짜리의 대화도 나누고 이제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 떠날 강사와 이야기도 하며 더위 속에서 차를 탔습니다. 여름 여행은 그 다지 유쾌할 수 없습니다.아주 잠시 더위 속에 있었더니 몸에 진이 빠져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기념품을 산다고 광한루 앞 기념품 가게에 들러 얼레빗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남원에서 출발하여 산청 휴게소를 지나 다시 출발한 그곳으로 돌아왔습니다.
많이 생각하고 느끼게 한 여행이었습니다. 
차를 오래 타지 않아서 좋았고 지리산 노고단을 가서 좋았고 곡성 기차마을에서 기차를 타서 좋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좋았고 노래를 부르지 않아서 좋았고 멀미하지 않아서 좋았고...   
사진을 꺼내서 컴퓨터에 저장하려고 보니 시진이 읽어지지가 않습니다. 일단 여행기만 기록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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