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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5월 5일 어린이날

by 미소1004 2009. 5. 5.
아침에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남편은 아침부터 저기압이고 나는 하림이 공부 때문에 아침식사 시간 전부터 영어와 한자 공부를 시켰습니다.
몸이 계속 더 나빠졌는데 무작정 하빈이를 위해 수목원으로 갔습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여서 수목원입구에 자리를 깔고 누워버렸습니다. 그사이 남편과 하림이가 번갈아가며 논고동을 잡는 걸로 하빈이와 놀고...
나는 참다 참다 집으로 가자고 말했습니다. 아파서 정신이 없었는지 집에다 카메라를 챙겨두고 그냥 와서 사진도 한장 남기지 못했습니다. 카메라 두고 왔다고 말했을 때, 남편의 그 표정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보기 싫어하는 표정입니다. 그런 표정을 내게 짓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지만 나는 싫은 내색도 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내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이런 표정을 짓습니다. 하긴 건망증이 심해 뭔가를 잊어버릴 때마다 나도 내가 한심스럽게 생각되긴 합니다. 물론 내가 잘못한것도 인정을 합니다. 하지만 그 표정을 내가 싫어하는지 알까? 적어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은 알텐데...이럴 때 나는 혼자 있고 싶습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누군가에 의해 혼란스러워지거나 기분이 나빠지고 싶지도 않습니다.

집에 와서는 계속 잤습니다.  
저녁식사  전에 우리집과 똑 같은 인테리어를 한 집을 보고 왔습니다. 우리집을 꾸며 놓으면 이쁠 것이다 이런 기대를 없애버린 집이랄까...
지금은 몸도 나아졌습니다.
몸이 이래서인지 모든게 귀찮아집니다. 혼자 있으면 좋겠습니다.
 뭘 잊어버려도 내가 뭘 잘못해도... 마음 상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하빈이에게 선글라스를
하림이가 장난감을
그리고 수목원에서 잡은 논고동(우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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