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밖을 내다보고 있으니 어릴 적 생각이 납니다.
혼날 일이 거의 없긴 했지만...그래서 드물게 혼이 나는 날은 더 서러웠던 어린 시절.
어느 여름날,
부모님께 혼나고 저녁도 먹지않고 대문 밖에 쪼그리고 앉아서 울던 기억.
바깥 어두운 곳에서 집안을 보고 있으면 밝은 그곳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란 생각에 도망을 가버릴 까 하고 고민했던 밤이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온전히 내가 잘못해 놓고도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알 수 없는 분노를 엉뚱하게 풀어보려했던 기억들.
그때는 어떻게 울음을 그치고 집에 들어가 잠을 잤는지 기억이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엄마가 날 찾아 데리고 들어가셨거나 아니면 울다 지친 내가 몰래 집에 들어가 잤겠지...
다음날엔 다 잊어버리고 따뜻해 보였던 그집에 내가 들어가 지내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살고 있고...
아이들 보며 슬펐던 일, 억울한 일, 놀란 일 빨리 잊어버리는 것 보면 '망각'은 분명 축복입니다.
한해를 보름 남겨두고 나도 잊고 싶은 기억들이 많이 있습니다.
깡그리 기억 속에서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차라리 일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왕 일어난 이상 없었다 할 순 없겠지만...
좋지못한 일들, 슬펐던 일, 나의 잘못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준 일들, 용서를 구하고 싶고 잊어달라고 기억에서 지워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오래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무표정한 내얼굴.
누구나 행복을 꿈꾸지만 그 행복을 방해하고 행복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자신입니다.
그래서 '삶이란?' 행복이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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