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전화벨이 울립니다.
내 폰이 울리더니 받지 않자 연이어 남편 것이 울립니다. 이런 전화의 대부분은 아주 가까운 지인의 부고입니다. 숨을 죽이고 전화 끊기만을 기다립니다.
최유리 선생님 아버님의 부고입니다.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신데 심장마비가 왔다고 합니다.
갑작스런 죽음이라 아직은 가족들이 죽음을 실감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살면서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정말 삶과 죽음이 내 몸 속에 공존하는구나 하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평소 나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끝을 주심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삽니다. 남아 있는 가족들의 아픔은 클테지만 천국가서 만날꺼니까... 그런데 만약 나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남아있는 자라면 끝의 유익을 말할 수 있을지 나에게 물어봅니다.
그래도 내 답은 '유익하다.'입니다.
끝이 있음으로 인해 내게 속한 모든 것이 더 가치롭고 귀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 내 것이라 고집하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 나왔음을 깨닫는 날입니다.
내 돈, 내 가족, 내 생명, 내 자존심... 내 것이라고 여기며 믿고 살았는데 그렇게 자주 착각하며 살았는데... 나는 청지기에 불과합니다. 잘 사용하고 관리하고 가꾸어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그런 청지기입니다.
하나님, 선한 청지기로 살게 하소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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