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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4. 9~12 몽골 파견교사

몽골-85일차(2014. 11. 26. 수요일)통역 집, 외국 노래 부르기 대회

by 미소1004 2014. 11. 26.

울란바타르 날씨 -23/-11.

어제 눈이 와서 그런지 정말 춥다.

통역샘은 아직 추운게 아니라고 한다.

 

초등 수업이 없지만 한국 압세유로 보낼 ucc몽골어자막 때문에 통역 집으로 갔다.

아이들이 있으니까 GOOD PRICE에서 케잌을 사가지고 갔다.(2만 투그릭)

소망플라자 들렀다  곧장 간다고 했는데 전화를 11통이나 하고 문자도 여러통 보내고, 카톡도 모두 연락이 안되서 아파트 근처에서 40~50분을 기다린 것 같다. 게다가 술먹은 아저씨까지 돈 달라고 쫒아 오고...

춥고 무섭고 해서 울고 싶었다.

집이 추워서 겨울이면 아이들은 집에서 이런 실내화를 신고 지낸다. 

 

'차차르간 '이라는 몽골의 쥬스를 만드는 열매로 차를 만들어서 주었다. 몽골 사람들은 이 열매에는 비타민C가 풍부해서 감기를 예방한다고 생각한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차게 해서 마신다. 

 

 

통역이 나에게 대접해 준 음식. 죽.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한국말로 적어 놓은 자막을 몽골어로 번역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밖에서 추위에 떨어서인지 파카를 입고 계속 파르에 붙어 있었다. 언발이 집을 나올 때까지 녹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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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아파트를 입주하면 등도 없고 싱크대도 없고 가구도 업소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이사하면서 모든 것을 떼서 가져간다고 한다. 요즘 지어지는 아파트에는 싱크대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있다고 하긴 한다.

 

UCC작업을 끝내고 점심 먹고(닭고기를 조금 넣고 삼각쌀을 넣어 끓인 죽을 먹었다. 그리고 남편분은 양고기)

나란톨에서 겨울 모직바지를 2개 구입(겹쳐서 입고 다닐 것이다.)하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오라고 한 시간은 4시였는데  통역샘은 어차피 제시간에 시작하지 않을거라 한다.

4시에 시작한다던 '외국  노래 부르기 대회'는 5시가 되어서 시작되었다. 이 분들 시간 개념은 왜 이런지 모르겠다.

한국어로 '외국 노래 자랑 대회'라는 뜻의 글을 써 오라는데 프린터 할 곳도 없고 해서 통박시에게 부탁을 했다. 

'붓글씨를 잘 쓰는 통은 한글도 잘 쓸 것이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완전한 착각이었다. 

 

 

 

 

 

내가 흰색 A4 종이에 글을 쓸거라고 하니까 중국에서는 죽은 사람들에게 쓰는 글만 흰색 종이에 글을 쓴다고 한다. 

나는 한국 사람이니까 흰색 종이에 검은색 글을 선택했다.

 나도 막간을 이용해 우리나라 민요 '아리랑'을 소개하고 통박시는 중국노래를 악기로 연주했는데 소리가 정말 좋았다.

 

오늘의 대회는 엉성함의 극치를 달리는 대회다. 이 대회에 대한 나와 통박시의 생각은 사진을 찍어 학교를 선전하는데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싶다. 

1학년 부터 11학년의 학년대표교사가 한 사람씩 나와서 전부 러시아어 노래를 부르셨고 가사도 못 외워 CD를 컴퓨터로 작동시켜 모니터를 보고 노래를 하셨다. 게다가 참가하겠다고 한 학년 대표 교사도 불참하고 심사를 하는 교사도 급하면 다른 사람을 앉혀놓고 집으로 가버렸다. 게다가 나와 통박시를 심사위원으로 올려놓았다. 우리는 노래도 모르는데... 그래서 통역과 중국어 선생님이 점수를 적었다. 사인은 내 이름과 통박시 이름으로 하고.

그래도 이것은 대회이고 상장과 메달도 있다. (장난 같기도 하고 우습기도 한 대회이다.)

   

 

공식적으로 점수와 등위를 발표하고 행사는 끝이 났다.

 

5시가 되면 깜깜해진다. 초등 3부아이들과 중고등학교 2부반 아이들은 아직 수업 중이다.

통역샘이 김치 이야기를 해서 김치를 담궈줄까 싶어서 마트에 들러 배추, 젓갈, 고추가루를 샀다.

 

어제 이런 일이 있었다.

통역샘이 목요일에 유치원 학부모 회의가 있어서 수업에 다른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다.

나는 당연히 그 날 자기가 못 온다는 이야기인줄 알고 그럼 내가 아는 분을 하루 강사로 쓰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일당 4만 투그릭이면 올 사람 많을거라고.

내 대답을 들은 통역이 갑자기 유치원 학부모 회의가 가기 싫어졌다고 자기는 여기 일이 있으니 회의에는 가지 않겠다고 했다. 

참 착하고 좋은데...

이런 일이 생기면 몽골사람은 몽골 사람이다 싶다.

친한 것과 별개로  해야 할 일은 일이니까. 그저 나를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시간에 비해 많은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것인 만큼 책임감을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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