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토인데도 남편은 출근하고 하림이는 저만의 비법으로 볶음밥을 만들어 먹고 하빈이는 그 밥을 자기도 만들어 달라며 나를 흔들어 깨웁니다. 하림이에게 물어 그 밥을 만들려고 고추장통을 보니 고추장이 엄청 줄어든겁니다.
하림이 왈 "엄마는 고추장 그렇게 없어진 줄도 몰랐죠?"
순간 찔끔합니다. 녀석이 그냥 웃으며 한 말인데도 자꾸 미안해집니다.
내가 그 동안 아이들 대충 대충 먹였나 보다 싶어 이번 방학엔 지네들 좋아하는 음식 왕창 만들어 먹기로 작정해습니다. 혹시 못 지킬까 싶어 마음으로만 그렇게 다짐을 했습니다.
오늘 메뉴는 치즈를 넣은 라뽁이 입니다. 매운 것 못 먹는 하빈을 위해 보통은 파인애플 통조림과 케찹으로 맛을 내는데 오늘은 고추장을 사용하고 가래떡 어묵 라면 만두를 주재료로 하여 만들었습니다. 피자 치즈를 넣으면 매운맛이 아주 부드러워지는데 나는 치즈를 넣은 음식을 먹지않습니다. 하여간 치즈만 들어가면 맛이 없어지는겁니다. 아이들은 호호 불어가며 연신 물컵을 찾으며 열심히 먹습니다.
맛있게 먹고 있는 녀석들 보니 더 미안해집니다.
부족한 엄마 늘 이해해주고 사랑하는 마음 넘치는 아들 주신 하나님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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