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하림이가 먼저 나를 흔들어 깨웁니다.
오늘은 하림이가 일본으로 떠나는 날입니다.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떠날 것인데 비가 옵니다.
비 탓에 남편이 교회까지 하림이를 배웅하러 간 사이, 하림이 방을 정리합니다. 옷을 걸고 이불을 개고.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집니다. 곧 있으면 남편도 떠나고 빈이랑 나도 떠나갈 집입니다.
나그네의 삶!
사람은 이 땅 가운데 누구나 나그네입니다.
나그네로 살기로 해 놓고선 너무 많이 가지고 너무 많이 움켜쥐고 있습니다. 내것이라 생각되는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도 많이 생겼습니다.
물질, 사람, 감정.이 모두를 내 것이라 고집하며 꼭 움켜쥐고 있는 내 모습을 봅니다.
모두 흘려보내야 할 것들입니다. 내것 아니기에.
내가 가진 물질도 꼭 필요한 사람에게 흘려보내야 옳으며, 품속 에 있는 자식도 보내야 할 때가 있을 것이고, 가슴에 품은 감정도 흘려보내야 할 때가 올 것입니다.
내것 아닌것 보내야 할 그 때를 위해
보내는 연습을 합니다.
나그네로 사는 연습을 합니다.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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