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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가 좋아하는 날씨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8. 26.

어제 동생내외가 아이들 데리고 와서 저녁시간을 보내고 갔습니다. 항상 편안한 식구들. 마음 통하고 정도 통하는 좋은 동역자들입니다. 항상 유쾌한 가족입니다. 보고 있기만 해도 기분좋아지게 하는 힘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 마음이 선하고 깨끗해서 그런가봅니다. 하나님이 날 사랑하셔서 이 땅 가운데 내게 붙여주신 위로자입니다. 낮에 너무 무리를 한 탓인지 몸은 엄청 피곤해서 부서질 것 같은 데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습니다.

간밤에 잠을 설쳤음에도 몸이 가볍습니다.아침 공기는 완연한 가을입니다.
' 마음 같아선 모두 놓아두고...' 여기 까지만 생각하고 방을 둘러봅니다. 커피물 올려 놓고, 식사 준비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면 8시.
커피물은 아까 끓여 놓았는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많아 커피는 아직 마시지 못했습니다.  두 남자가 학교로 가고 하빈이랑 잠시 놀이터에서 놀다왔습니다. 빈이 만한 아이들은 학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니기 때문에 한시간이 지나도 놀이터에 놀러  나오는 아이는 없습니다. 빈이를 잠시 두고 빨간 고추를 들고 내려와 공터에 펼쳐놓습니다.

좀전에 집에 올라왔습니다. 모래 뒤집어쓴 빈이 샤워시키고, 빨래 내다 널고, 다시 세탁기 돌리고, 커피 마시려고 다시 물끓이고 있는데 빈이가 과일샐러드 만들어 달래서 만들고, 하림이 어질러진 책상 정리하고... 그 사이 끓인 물이 식어 다시 물 끓입니다.        
이번엔 녀석한테 방해받지 않으려고 저 좋아하는 텔레비젼 프로그램 틀어주고
내친김에 찬장 안쪽에 넣어둔 (바람부는 날 어울릴 만한) 커피잔을 꺼내 커피를 마십니다. 나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내가 원하는 건. 어떤 소리에도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딱 이시간에 조용하게 커피 한잔  마시고 싶을 뿐인데.

빈이는 내가 보이지 않으면 계속 요구 사항을 만들어  방을 들락날락 거리며 말을 겁니다.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끊임없는 질문으로 사람 정신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기 일쑤입니다. 방금도 학교 갈려면  몇 밤만 자면 되냐고 또 묻습니다. 녀석은 한 밤을 보내고 두세밤 잔것처럼 날을 건너뛰려합니다. 날이 왜 이렇게 안가냐고.
엄마가 함께 놀아준다 해도 친구만 하지는 못한가봅니다. 하긴 부모 팔아 친구 산다는 아이들이니 친구들이 얼마나 보고 싶을까?  초등학교를 북천에 보내면 친구들이 북천에 있어 방학 동안 녀석이 친구도 없이 지낼 일 생각하니 살짝 고민이 됩니다.

나중 일은 나중에!

바람 불어 좋습니다.
좀 쉬었다 산에 다녀와야겠습니다. 낮에 산을 오를 수 있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몇날 안되는 하루. 오늘!
날씨 정말 좋습니다. 아파트 아니라면 소리도 질러보고 싶습니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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