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불어닥치는 회오리 바람 때문인지 사실 개학하고 하루도 마음이 평온한 날이 없는 듯합니다. 일이 많아 바빠서 또는 몸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마음에 있는 자꾸만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 정말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퇴근해서 밥먹고 빈이 더러 학습지를 하라고 했더니 자꾸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할려고 듭니다. 그때 나는 내일부터 시작되는 하림이 중간고사 시험 준비한다고 잠시 하림이 공부를 봐 주고 있는 때여서 자꾸만 방을 들락날락하며 신경을 거스르는 하빈이에게 정색을 하며 차갑게 한마디 했습니다.
"너 엄마말 어차피 안들을 거잖아 자꾸 와서 엄마 귀찮게 하지말고 하든말든 니 맘대로 해."
그후 빈이는 그 방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여린 그녀석 맘이 오죽할까 싶어 하림이랑 공부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늦게 까지 밖에서 놀았습니다. 잠온다며 집에 가자고 조르던 녀석이 잠은 자지 않고 뭘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한참후에 책을 읽고 있는 내 앞에 상자 하나를 던져놓고 총알같이 침대로 들어가선 이불을 뒤집어 쓰고는 자는 척합니다.
자전거 타는 동안 아까 일 다 잊어버렸으면 했는데 이녀석 마음에 계속 남아 있었나 봅니다.
마음이 짠합니다. 지혜롭지 못한 엄마라서 미안합니다.
이 아이 어쩌면 좋아~.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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