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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어쩌면 좋아

by 미소1004 2009. 10. 7.

직장에 불어닥치는 회오리 바람 때문인지 사실 개학하고 하루도 마음이 평온한 날이 없는 듯합니다. 일이 많아 바빠서 또는 몸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마음에 있는 자꾸만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 정말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퇴근해서 밥먹고 빈이 더러 학습지를 하라고 했더니 자꾸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할려고 듭니다. 그때 나는 내일부터 시작되는 하림이 중간고사 시험 준비한다고 잠시 하림이 공부를 봐 주고 있는 때여서 자꾸만 방을 들락날락하며 신경을 거스르는 하빈이에게 정색을 하며 차갑게 한마디 했습니다.
"너 엄마말 어차피 안들을 거잖아  자꾸 와서 엄마 귀찮게 하지말고 하든말든 니 맘대로 해."
그후 빈이는 그 방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여린 그녀석 맘이 오죽할까 싶어 하림이랑 공부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늦게 까지 밖에서 놀았습니다. 잠온다며 집에 가자고 조르던 녀석이 잠은 자지 않고 뭘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한참후에 책을 읽고 있는 내 앞에 상자 하나를 던져놓고 총알같이 침대로 들어가선 이불을 뒤집어 쓰고는 자는 척합니다.
자전거 타는 동안 아까 일 다 잊어버렸으면 했는데 이녀석 마음에 계속 남아 있었나 봅니다.
마음이 짠합니다. 지혜롭지 못한 엄마라서 미안합니다.
이 아이  어쩌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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