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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2

빈이 보물 여섯시쯤 새벽시장에 있는 나에게 하빈이가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나 너무 기뻐요. 내 사슴벌레 애벌레 번데기 되었어요." 6시 30분쯤 집에 들어와서 보니 과연 밤새 애벌레는 몸부림치고 몸부림 친 끝에 변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빈이는 이 놈이 분명 수컷일 꺼라 장담을 합니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기겁을 합니다. 벌레 놀란다며... 그래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며칠전 하빈이 일기도 올려봅니다. 일기를 잘 쓴 날은 '수'라는 글자를 써주시고 그저 그런 날은 '우'라는 글자를 써 주시는 담임 선생님. 하빈이는 어떻게 해서 '수'를 받게 되는지 그 이유를 모릅니다.사실 별 관심도 없습니다. 일기 내용은 풍부하나 하빈이 일기의 맞춤법은 엉망입니다. 그래서 내가 맞춤법 수정을 해주기도 하는데 수정한 날은.. 2010. 6. 10.
하빈이 화요일 목요일 영어수업을 마치고 하빈이는 잠시 내 얼굴을 보고 학원으로 간다. 녀석 아직도 감기 기운이 남아 기침을 해대서 마음을 불안불안하게 만든다. 아침에 오백원주면서 마닐라지 사고 남은 돈(400원)은 사고 싶은거 사랬더니. 좀전에 '엄마하세요.' 하며 도로 나에게 준다. 하빈이는 아직 돈에 관심이 없다. 돈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별 불편함이 없나보다. 포도 몇 알 얻어먹고는 다시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학원으로 간다. 맞춤법을 강제로 가르쳐서는 안되겠다 싶어 그냥저냥 두었더니 감성이 풍부한 하빈이의 일기장엔 반이 암호문이다. 담임선생님으로선 짜증나는 글이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글이라서 고치지 않고 그대로 둘 때가 많다. 남들 눈엔 부족한 아들에 더 부족한 엄마로 보이겠지만... 내 눈에 좋으니 어쩌랴. 2010.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