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47 오늘 내 기분 사춘기가 다시 오려나 봅니다. 작은 일에도 마음이 상하고 기운이 빠지고 감상적이 되고... 오늘은 맘 넉넉한 사람과 눈 마주하며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2010. 9. 1. 유서 선교지로 떠나는 사람들은 출국하기 전에 항상 유서를 써서 두고 가거나 옷에 넣어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듣고 있는 가족은 마음이 아프겠다 싶었는데, 어찌 생각해보면 유서 한 장 남기지 못하고 다시 못보게 된다면 더 슬프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유서를 한번 써보았는데. 웃기는 것이 죽을 수도 있다는 가정이 없어서 그런지 딱히 쓸말이 없었습니다. 2010. 6. 30. 사진첩 2010년 6월 29일! 아주 오래전에 찍었던 사진부터 최근까지 내가 가진 사진들을 앨범을 들춰가며 보았습니다. 울며 웃으며... 어떤 건 생생하게 기억이 나고 또 어떤 건 어디였는지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잘 나질 않는 것도 있습니다. 마흔! 내 인생에 기억될 만한 몇 가지 일들을 꼽으라면 아버지의 죽음. 대학입학 결혼. 하림이라는 생명. 주공으로 이사한 그 밤. 하빈이라는 이름. 사랑이라는 이름. 이 땅에서의 내 날들이 사십년하고 삼개월이 넘네. 길지도 그렇다고 짮지도 않았던 시간입니다. 때때로 좀 더 지혜로웠더라면 하는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검은색에 흰색 꽃무늬 자수가 놓여진 원피스를 입고 출근을 했습니다. 2010. 6. 29. 좋아하는 책 늘상 끼고 다니는 내 책. 2010. 6. 21. 어제 있었던 일-왜 이렇게 화를 다스릴 수 없는지... 어제 저녁 직장의 어른들을 모시고 식사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어쩌다보니 내 자리가 가장 어른의 정면이고 그 다음 어른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요리가 들어오고 술이 들어오고 기분좋은 모임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30분이 지나서일까 내 옆 자리의 어른이 지난번 내가 기분 나빴다고 한 이야기를 가슴에 담아두고 있다가 끄집어 내었습니다. 나도 어른이 상처받았다고 하니까 잘못했다고 말씀드렸고 앞으로 시정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도 계속적으로 서운한 이야기를 하시고 다른 어른이 화제를 돌려도 이야기는 또 다시 그 서운함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마음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었고 이분께는 앞으로 그런말 하지말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까지는 기분 상할 일도 없었고 특별히 이해심 많은 최고 어른이 위로 아닌 위.. 2010. 6. 18. 풀 베어진 풀에서 향기가 난다. 알고보면 향기는 풀의 상처다. 베이는 순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지만 비명대신 풀들은 향기를 지른다. 들판을 물들이는 초록의 상처 상처가 내뿜는 향기에 취해 나는 아픈 것도 잊는다. 상처도 저토록 아름다운 것이 있다. 2010. 6. 15. 쉼 쉼... 여긴 시간이 더디 가는 것 같다. 모든게 느릿느릿 움직인다. 이야기도, 손놀림도, 흔들림도... 2010. 6. 5. 너의 의미 골목길 후미진 곳 안쪽 담장에 콘크리트 벽을 뚫고 그 생명력을 뻗쳐가는 이름 모를 꽃을 보며. '삶은 참 치열하구나 .'싶다가' 또 한편으론 '아름답다.' 싶다. 삶이 그런거겠지. 유월. 2010. 6. 4. 그들이 생각났습니다. '지식e'란 책을 읽다가, 오래 전에 '조선회상'이란 책을 읽고 느낌을 나눈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닥터 홀'이란 선교사에 의해 쓰여진 자서전 류의 책인데, 의사인 그가 조선시대의 우리 나라에 들어와 살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적은 내용의 글입니다. 서양의 부유한 문화, 개화된 문화생활을 하던 그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의 모습은 지금 우리가 캄보디아나 베트남의 시골을 방문하고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불결하고 가난하고... 이 책을 읽어 가다보면 가운데 쯤에 선교사이자 의사인 그들이 지리산으로 외유(관광)를 가는 부분이 쓰여 있습니다. 체중 50kg이 조금 넘을까 말까한 바짝 마른 우리나라 사람이 체중 90kg이 넘는 거구인 그들을 지게에 지고 산길을 오르는 부분이 나옵니다... 2010. 6. 1. 5월-마음에게 마음이 울쩍한 날엔 햇빛을 많이 보라는 충고에 따라 햇빛을 쬐고 바람을 쐬고 예쁜 것만 보고 머리속을 비우고 또 비우고...카메라를 들고 이곳 저곳을 찍고 또 지우고 ...마음이 항상 그 자리면 좋겠습니다. 과거로도 미래로도 가지 않고 그자리면 좋겠습니다. 내속에 있는 더러운 것들을 토해내고 싶습니다. 2010. 5. 31. 풀꽃 2010. 5. 14. 꽃과 만나서 인사했더니 꽃이 말했다. - 기다리고 있었어요! - 내가 올 걸 어떻게 알고? - 제가 꽃 피어 올 것을 당신도 아셨지요? 그렇게, 저도 그렇게 알았어요. 2010. 5. 14. 꽃, 진주성 생각해보면 올해처럼 꽃을 많이 보러 다닌 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올해처럼 꽃이 이뻐 보인 적도 없었습니다. 배구하러간 곳의 화단에 색색깔의 장미가 피었고 해당화 함박꽃 그리고 너무도 아름다운 등나무 덩쿨을 담아봅니다. 남강이 내려다 보이는 뷔페에서 식사를 하고 진주성을 들러 강변길을 따라서 돌아왔습니다. '마음 편한 게 제일이야.' 하는 엄마 말 떠올리며 강변 길을 걸었습니다. 마음 편한 게 제일이지... 2010. 5. 13. 추억 어떤 이에게 소중하여 자랑삼아 이야기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 또 다른 어떤 이에겐 가슴앓이가 되어버린 이야기. 나는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그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남의 소중한 사랑과 추억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그럴수 없다면... 그럴 수 없다면... 잊으라고 2010. 5. 12. 광합성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갈 나 그래서 빛이 좋다 비는 시간, 가만히 밖을 내다보니 담쟁이 잎이 유난히 반짝입니다.유행가에 나오는 가사처럼. '너무 반짝반짝 눈이부셔 어쩌구 저쩌구하는~~' 그 빛 한번 찍어볼까하는 마음이 들어 밖으로 나갔다가 빛이 하도 좋아 공원까지 나와버렸습니다. 2010. 5. 7. 새벽 며칠째 일찍 잠이 깨어 새벽을 맞을 행운을 가집니다. 늘상 가는 길 대신 오늘은 6시쯤에 새벽시장에 나가보았습니다. 새벽시장엔 젊은이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이 시골 텃밭에서 나는 가죽이며,머위며 화살나무순이며, 미나리, 부추를 모데기 모데기 쌓아놓고 파는 쉰이나 예순은 족히 넘어보이는 할머니들이 대부분이고, 시장을 보러 나온 아낙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중에 나도 있습니다. 나는 선지국, 장어국과 풋고추 조금, 딸기 한통을 사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 많은 먹거리들중 내가 요리할 수있는 것도 많지 않고, 할 줄 알아도 지금은 거의 반은 만들어진 먹거리를 사는 것이 나름 주부생활의 지혜가 되어버렸습니다. 이것들을 데우고, 또 씻어서 내기만 하면 아침상이 차려질 것입니다. 내 어릴적 봄은 상위에 엄마가 .. 2010. 4. 30. "넌 꿈이 뭐냐?" 나이가 들면서 부터인지 아니면 어릴 때부터인지 알 수는 없지만, 나는 '나와 다르다.'는 아주 사소한 이유로 가까이 지내는 사람과도 마음이 저만큼 멀어져버릴 때가 있습니다. 나와 다르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가지고 관심을 가졌다가 친해지고 가까워지면서 그 사람이 나와 관심사가 다르고 삶의 모습이 다르면 참 이상하게도 마음이 저 만큼 먼저 도망가 버리곤 합니다. '나와 다름'이 주는 '거부감'이 '소원함'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일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는데, 가까이 지내야하고 이해하며 부대끼며 살아야할 사람일 경우는 이런 거부감은 마음을 힘들게 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탓일까요? 편안한게 좋습니다. 요즈음 부쩍 거부감이나 어색함 같은 건 가능하면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 2010. 4. 29. 꿈 이야기 새벽에 하도 무서운 꿈을 꾸어서 그자리에 그대로 누워 있을 순 없었습니다. 한번 길든 습관은 쉬 지워지지 않아서... 누군가 기댈 대상을 찾게 됩니다. 잠에서 깬후 한동안도 진짜 같이 생각되었습니다. 왜 이런 꿈을 꾼 걸까요? 정말 무서워서 생각만해도... 간밤엔 바람이 심하게 불더니 여기 저기 꽃잎이랑 아직 제 색깔내보지도 못한 여린잎을 흩뿌려놓았습니다. 사람의 생명력은 저 쉼없이 기어오르는 담쟁이 덩쿨보다 더 강할 터인데 어느 때는 꼭 실낱같이 약하게만 느껴집니다. 바람에 나쁜 생각들 날려보내고 싶은데... 바람은 그저 옷깃만 여미게 할 뿐입니다. 단풍나무 아래에서 단풍나무가 자라고 향기로운 사람의 옆엔 향기나는 사람이 모이는 법이라는데... 꿈속의 나는 향기나는 사람도, 아름다운 사람도 아니어서 부.. 2010. 4. 29. 작은 나뭇잎에게 배웁니다. 손바닥 보다 작은 나뭇잎이 아름드리 나무를 가린다. 이 작은 것이 그 큰 것을 덮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가끔은 나보다 부족하다 여겨지는 것들에 내가 가려지고 덮혀 나는 없고 그것들이 참 크게 생각될 때가 있다. 또 때론 나도 나보다 어머어마하게 커 보이는 것들을 가릴 수도 있겠구나. 덮어 버릴 수도 있겠구나. 작은 나뭇잎에게 배웁니다. 2010. 4. 28. 치유되지 못한 상처 치유되지 못한 상처는 기회만 되면 스멀스멀 기어나와 온 밤 내내 머리속을 헤집어 놓고 가슴 속을 후벼파 놓는다. 어떻게 하면 잊혀질까? 어떻게 하면 치유가 될까? 애초에 그런 일 따위는 나에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었다면 좋겠는데. 베인 자리를 또 베인 것처럼. 아프고 아프고 아프다. 한순간 한순간이 선명하게 자꾸만 떠오른다. 얼마나 시간이 더 흘러야 원망도 사라지고 아픔도 없어질까. 2010. 4. 21.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