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937 퇴원 7일간의 외출을 마치고 오늘은 집에 가는 날. 퇴원하는 이 날에 문득 떠오르는 생각. '이 땅에서 잠시 동안 나그네 삶을 살다가 곧 돌아가 그 곳에서 영원한 삶을 살리라.' 입원 7일 동안의 짐을 정리하니 아주 단촐하다. 슬리퍼, 칫솔, 물 컵, 충전줄, 화장품. 입었던 옷과 가방 하나, 신발. 이렇게 단순하게 사는 건 힘들겠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단순하게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16. 3. 9. 자유다 수술 후 5일째 되는 날. 오전 9시 피 나오는 줄 뱃속에서 제거. 오후 12시 방광에서 소변줄 제거. 밤 9시 링거와 무통 주사 줄 제거 . 맘대로 돌아 눕고 맘대로 움직인다. 자유다, 자유. 밤에 아플 수 있다고 추워지면 바로 연락을 하라고 한다. 춥긴 지금도 추운데... 자다 일어나 내복도 꺼내 입고 양말도 신고 작은 전기찜질팩도 발치 쪽에 켜 두고 잠이 든다. 2016. 3. 7. 수술 후 5일째 되는 날 1시간이나 1시간 30분이면 된다던 수술 시간은 5시간이 걸려서 끝이 났다. 수술한 의사 말로는 근종이 너무 커서 자신도 무척 힘들었다고... 수술 시간의 차질은 여러가지로 신뢰를 잃게 만들게 한다. 의사 실력까지... 첫째 날과 둘째 날은 열과 고통과 결코 적응되지 않을 것 같은 여러 가지 달려 있는 줄 들과... 적응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주사 줄 세 가지, 소변줄 그리고 뱃속에 심겨 있는 피 주머니. 사흘 째 부터는 일어나 걷게 되고 죽도 몇 숟가락 먹게 되었다. 친구 두 사람이 짧은 병문안을 다녀 갔고. 나흘 째 되는 날 어제 주일은 지난 학교의 선배가 다녀가셨고 교회 구역장님 가정에서 기도를 해 주고 가셨다. 다인실이라 가족 이외의 문병은 사절이라 전해도 꼭 만나야 할 사람은 있게 된다. 요.. 2016. 3. 7. 아들 2016. 3. 3. 하빈이를 위해 한 두 주 정도는 아이를 위해 요리를 못할 것 같아서 오늘은 빈이를 위해 요리를 한다. 2016. 3. 1. 3월 1일 다른 직장의 시작은 1월 이겠지만 교직은 3월이다. 예년의 이맘 때쯤에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 맞을 준비를 하느라 청소를 하고 칠판에 아이들 맞을 문구를 붙이고 나를 소개할 연습을 하기도 하고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 이름을 외우고 또 외웠다. 첫날 또는 둘쨋날 까지는 아이들 이름을 모두 외워서 불러주려고 애써왔다. 흠 . 올해는 한 달 병가를 얻었다. 병이 있으니... 한 달. 모두들 출근하는 시간에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 있을 생각을 하니 뭔가 어색하고 내가 쓸모없고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한 달 직장 쉬는데도 이런 생각이 드는데 명퇴나 정퇴를 하면 마음이 어떨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애써 사람들을 만나 차를 대접하고 식사를 대접하고. 출근을 못해서 인지 아니면 수술 때문인지 마음이 허한것 같.. 2016. 3. 1. 수술 날을 잡았다. 한 선생님은 기다려보라하고 다른 선생님은 수술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해서 수술 날을 급하게 잡았다. 새 직장에 병가처리를 위한 서류와 진단서를 제출하느라 왔다갔다.나름 바쁘고 맘이 진정되지 않는 하루. 보호자 동의가 있어야 수술이 가능하다고 한다.하지만 남편도 학교를 옮겨 결근을 할 수 없어서 수술동의서는 하루 전에 작성하고 다음날 수술 당일에는 혼자 수술을 받기로 했다. 수술 후에는 혼자 움직이는 게 불가능 하대서 어머니께서 하루 계시기로 했다. 아플 때 철저하게 혼자가 된다. 2016. 3. 1. 또 오게될까? 아들을 위한 서울행은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아들과 헤어졌다. 아들이 남은 7개월의 군생활을 안전하게 잘 지내다 오길... 서울에서 군에 간 아들을 보고 엄마를 만나고 잘 지냈다. 소녀상을 처음 봤다. 하림이가 하빈이에게 소녀상에 대해 설명을 한다. 커피 마시고 군대에 들고갈 도넛을 산 후 다시 부대 복귀. 아들이 보이지 않아도 한참을 부대 앞에 그렇게 서 있다 왔다. 2016. 2. 29. 하림이 만나다. 하림이 군대 있는 동안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보내는 외박 미팅일 것이다. 아침은 하림이 하빈이가 의정부에서 부대찌개를 먹고 왔고 점심은 언니네에서 갈비 전골. 저녁은 고니탕과 오리훈제. 잘 먹었다. 하림이는 게임방으로~~. 문득 송별연 장소에서 했던 보건샘 말. 인생 뭐 별거있습니까. 행복하게 재미있게 살라고 했던 말. 2016. 2. 27. 홍대, 건대 홍대로 나왔다. 눈 앞이 깜깜하다. 거리엔 온통 검은 머리의 사람들. 하림이랑 둘이서 하빈이 중고폰 구입한 것 받으러 건대입구로 나왔다. 2016. 2. 27. 서울 2박3일 이침 9시. 하림이 먹일 것들. 엄마 선물을 싣고 진주를 막 출발하는데 하림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림이는 자기 부대에 우울증을 겪고 있는 대원을 보호하기 위해 포천의 다른 부대로 지원을 나가있는 중이었다. 아침에 대장이 하림이에게 전화를 해서는 외박을 못나간다고 했단다. 남편이 다시 대장에게 전화를 해서 집이 먼 관계로 아들을 보기 위해 서울로 이미 출발한 후라고 이야기 하였더니 그러면 계획대로 하라고 한다. 서울을 오고가는 동안은 항상 남편이 운전을 혼자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딱 한 번 휴게소를 들른것 이외에는 서울까지 쉬지않고 달려도 그다지 피곤하지않다고 했다. 일찍 도착해서 점심 먹고 북촌한옥마을로 갔다. 가는 길에 운현궁도 들르고. 한옥마을에서 아이들은 더이상 걷기를 원하지.. 2016. 2. 26. 빈이 빈이는 늘상 무언가를 그리고 자르고 또 만든다. 어제는 베트남 모자를 만들더니 오늘은 마분지로 곰에게 씌울 인형을 만들었다. 모자통 안에는 쉽게 망가지지 않도록 기초공사까지. 완성된 작은 종이 모자를 머리에 올라고 찰리 채플린처럼 춤을 춘다. 이 아이는 자라서 뭐가 될까! 정말 궁금하다. 2016. 2. 26.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배영에서의 6년의 시간이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사십대의 많은 시간을 보낸 곳. 많은 이야기가 있었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곳. 퇴직기념으로 주신 선물 . 치약 칫솔세트. 좀 당황스런 선물이긴한데 실용적이긴 하다. 한 사무실 옆자리 샘이 선물과 함께 보낸 카드. 그리고 선배에게 받은 꽃. 식사가 끝나자 사람들은 순식간에 빠져나가고 지난 5월부터 팀으로 수업을 같이 했던 사랑 많고 유머로 늘 유쾌했던 Jon과 함께 집으로 걸어왔다. 2016. 2. 25. 섭지코지 제주식 갈치조림 식당. 커피가게에 밀려 내가 사는 곳 주변도 대부분의 한식집이 문을 닫고 찻집으로 변해간다. 그런 가운데 아직은 한정식 가게를 유지하고 있는 고마운 밥집. 달랑 올리브오일에 마늘과 함께 볶아내는 파스타 면이 만원을 넘어가는데 그 가격에 이런 밥상이면 한식은 더 비싸야 맞는게다. 잘 먹었습니다. 2016. 2. 24. 완사아구찜 2인용 2만원. 이쁜 주인 아주머니와 깔끔한 밑반찬. 그리고 남은 양념에 비벼 먹는 국수사리. 진양호 엔젤에서 커피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매화나무에 아이들이 꽃 보느라 꽃망울처럼 다닥 다닥 붙어있다. 꽃이 한가득 피었다. 허리가 또 아파졌다. 2016. 2. 24. 이전 1 ··· 135 136 137 138 139 140 141 ··· 2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