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1937 진주다. 진주다. 진주, 진주!!!! 고속터미널서 택시 타고 삼성에 왔더니 휴대폰 찾는데 이십분이 걸린다 합니다. 막간을 이용해 글쓰고 있습니다. 빈이랑 나란히 앉아서. 집에 오니 좋다. 집이 좋다. 좋다. 서울 있는 동안 계속 비가 내려 시원하게 지내서인지 진주는 덥긴 덥다. 더 워 도 좋 다. 푹 푹 쪄 도 좋 다. 그냥 좋다. 마음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거든. 2008. 8. 14. 남편과의 통화 점심시간에 남편과 통화를 하였습니다. 남편은 내일 일정을 마치고 오면서 대여섯명의 사람들을 우리 집에 데려올 것이라 합니다. 나도 내일 진주로 내려가긴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집에 묵을 거라는 말은 사실 그리 반갑지 않았습니다. 그런 마음 때문인지 어정쩡하게 대답하는 나의 마음 씀씀이가 남편은 못마땅한지... 남편은 내 말과 마음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한마디 합니다. 일단 모시고 오라고 해놓고선 나의 말과 태도를 생각해 봅니다. 즐겁게 '오케이' 하지 못한 미안함도 있긴 하지만, 내 반응이 과하다거나 무리한 반응이란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무리로 친다면 더운 여름에 남의 집에 일박을 하겠다고 나선 그들의 철없음은 아닐까? 예전에 나는 사람들이 우리집에 찾아온다면 어떻게 대했는지 생각나지도 않는데 내 .. 2008. 8. 13. 무엇을 하여도 마음이 떠나 있으면 좋은 곳에 있어도 좋은 음식을 먹어도 좋은 연극을 보고 미술품을 관람하여도 좋은 줄 모른다. 즐겁지 않다. 2008. 8. 13. 이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 특별히 사람을 아끼고 좋아하는 형부는 그 먼 길을 얼굴보겠다고 늦은 밤에 달려왔습니다. 얼굴본다고 해야 고작 한두시간인데. 늦은 저녁 식사하는 형부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회사이야기, 사람이야기, 휴가이야기... 형부는 가까이서 같이 살고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하듯 편안하게 이야기를 합니다. 먼길 마다하지 않고 얼굴 보겠다고 와준 그 마음이 곱습니다. 6시! 형부는 벌써 출근을 하고 없습니다. 7시! 언니가 출근을 합니다. 언니네 가족이 사는 모습은 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항상 바쁘고 정신 없고. 그 중심에 이 가족을 섬기고 있는 엄마의 희생이 있기 때문에 언니와 형부의 이런 바쁜 삶이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부쩍 늙어버린 엄마 보기가 마음 편치 않습니다. 엄마는 하빈이를 고운 시선으로 보지않.. 2008. 8. 13. 섬김 세상엔 남을 위해 자신의 삶을 온전히 내어주는 사람이 많습니다. 내것을 내것이라 고집하지 않는 삶!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삶! 새벽내 불꽃놀이라도 하는 듯 하늘이 쾅쾅거리고 번쩍번쩍 거리더니 아침엔 비가 오락가락 거리는데도 매미가 웁니다. 2008. 8. 12. 하림이를 보내고-나그네의 삶 새벽 4시. 하림이가 먼저 나를 흔들어 깨웁니다. 오늘은 하림이가 일본으로 떠나는 날입니다.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떠날 것인데 비가 옵니다. 비 탓에 남편이 교회까지 하림이를 배웅하러 간 사이, 하림이 방을 정리합니다. 옷을 걸고 이불을 개고.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집니다. 곧 있으면 남편도 떠나고 빈이랑 나도 떠나갈 집입니다. 나그네의 삶! 사람은 이 땅 가운데 누구나 나그네입니다. 나그네로 살기로 해 놓고선 너무 많이 가지고 너무 많이 움켜쥐고 있습니다. 내것이라 생각되는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도 많이 생겼습니다. 물질, 사람, 감정.이 모두를 내 것이라 고집하며 꼭 움켜쥐고 있는 내 모습을 봅니다. 모두 흘려보내야 할 것들입니다. 내것 아니기에. 내가 가진 물질도 꼭 필요한 사람에게 흘려보내야 옳으며,.. 2008. 8. 11. 오늘은 8월 9일 북경올림픽 개막식을 보다가 TV를 켜놓은 채로 잠이 들었나봅니다. 아주 오랜만에 TV를 본 것 같습니다. 안본지가 서너달은 된 듯. TV 소리에 잠을 깨 새벽 산책을 가볼까하다 그만두었습니다. 거실에 반듯이 누워 살랑대는 새벽 공기를 호흡하고 있습니다. 어제가 말복. 아침, 저녁으로는 이불이 없으면 쌀쌀함이 느껴질 정도로 여름 가운데서도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을은 무슨 굳은 약속이라도 하고 오는 듯 . 그렇게 찾아오는 계절의 바뀜이 신기하고, 여름 한가운데서도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이 아침이 고맙습니다. 이 아침의 고요함도 잠시 5시 반이 되자 어김없이 하빈이가 일어나고 질문을 시작하고 장난감 박스를 끌고 와서는 거실에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6시 반쯤 배고프다는 남편을 위해 아침을 차.. 2008. 8. 9. 코람데오 나의 '좌우명'이고 내 인생의 '길'이고 '목적'입니다. 코람데오(하나님 앞에서) 2008. 8. 8. 수세미꽃 어제 학교를 한바퀴 둘러본다고 하긴 했는데. 오늘 보니 앞 화단에 노오란 수세미 꽃이 눈길을 끕니다. 내리쬐는 태양 아래서도 태양빛보다 더 화사함으로 사람의 눈길을 묶어둡니다.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2008. 8. 7. 학교 출근한 날 여름 방학이라도 방과후 수업을 위해 학교에 출근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을 보니 쳐져 있던 기분도 업되고 좋습니다. 좋다고 하여 힘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 확실히 아이들은 사람을 기운나게 하는 어떤 힘을 가진 존재입니다. 물론 이 아이들로 인해 기운 빠지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한여름의 시원한 청량음료 같습니다. 병뚜껑을 따면 쏴하며 올라오는 탄소방울 같은 존재들입니다. 예쁩니다. 더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존재들입니다. 걱정 했던 것과는 달리 3시까지의 수업을 재미있게 잘 마쳤습니다. 점심은 내가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실장님과 함께 먹었습니다. 내일도 내가 도시락 사간걸루다 한 턱 쏜다고 하니 귀여운 표정을 짓습니다. 나는 항상 밝은 모습의 민정씨도 좋아합니다. 북천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점심시간에.. 2008. 8. 6. 연합 연합:다르면 더 좋다. 삐걱거려도 좋다. 다른 것들이 얼마나 잘 어우르는지, 삐걱거림이 어떻게 생동을 북돋우는 리듬이 되는지 알게 해 주는 희망이려면. 연합을 위해 수고하고 애써보지 않은 사람은 '연합함의 아름다움'을 알 수 없습니다. 성경에서의 '연합'이란 단어는 결혼으로 인한 부부관계에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양피지를 아교로 붙여 놓은 상태'. 아교로 맞붙여 놓은 양피지를 떼내려고 무리한 힘을 가하면 결국 둘 다 찢어져 못쓰게 되는 그런 관계가 부부입니다. 남편 출근길 지켜보고, 아이들 아침을 챙기고, 나 만날 날을 기다리는 엄마와 통화를 하고, 청소를 하고 설겆이를 하고 ... 볕좋은 시간엔 이불을 내다 말리고... 너무도 내가 늘 바라는 일상입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일을 하고 있는데 슬퍼집니다. 2008. 8. 5. 사람은-아름답습니다. 사람은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귀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사람이어서, 사람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입니다. 다른 어떤 형용사도 필요없는 그저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사람이라서... 2008. 8. 4. 가장 나를 나답게 하는 일-BACK TO THE HOUSE-KEEPER! 연수기간 동안 심집사님 댁에 맡겼던 빈이는 어제는 외박을 하였습니다. 심집사님 댁에서 하루를 묵은 뒤 집으로 돌아왔는데 물놀이를 심하게 한 탓인지 다리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하림이 영어 공부를 잠시 살핀 뒤 점심으로 라뽂이를 만들었습니다. 슈퍼 들르고 육수 만들고 단호박 찌고 달걀 삶고 .. BACK TO THE HOUSE-KEEPER! 온몸에 땀이 흘러도 이 일은 나를 행복하게합니다. 가장 나를 나답게 하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개고. 오래동안 전업 주부를 꿈꾸었던 나는 방학기간 동안 매끼니마다 매일 매일 이 일을 가능한 만끽하고자 합니다. 잠시 후면 하빈이를 데리고 바이올린 수업을 들으러 교회로 갈 참입니다. 평소엔 토요일에 바이올린 수업 받으며 항상 피곤.. 2008. 8. 2. 기쁨 무언가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그 집중으로 인해 무엇인가가 만들어지고 그것으로 인해 뿌듯한 하루입니다. 갈 사람이 없어 참여하게 된 도자기 연수는 삼일 동안 더위와 함께 사람의 진을 빼놓더니... 오늘은 이상하게 흙을 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삼일동안 흙을 만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에야 그 덩어리에 손을 대보았습니다. 흙을 주무르고 길게 늘어뜨리고 하다가 전등갓을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이야기도 하지 않고 점심시간까지 만들고, 식사하고 남편이 남해로 수양회 참석차 떠난 뒤에도 계속 흙을 다듬고 또 다듬었습니다. 내 손안에서 작은 등갓이 하나 만들어졌습니다. 도자기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는 10개중 7~8개는 가마 안에서 굽는 동안 균열이 생겨 못쓰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온정성을 다해.. 2008. 7. 31. 여름 방학(제 1일) 이것 맞이하느라 일주일 동안 정신이 나간 상태였습니다. 오늘은 집에서 이것을 맘껏 누리고 있습니다. 남편은 이것을 맞아 직원들과 1박 2일로 여행가고 나도 나하고 싶은 것 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두 아들 간식거리, 식사 챙기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새벽 5시 쯤에 일어난 하빈이는 무작정 날 깨워 놀자고 합니다. 녀석과 잠시 놀다가 6시 반쯤 아침 먹이고 나니 7시 쯤에 하림이가 일어났습니다. 하림이는 볶음밥에, 돼지불고기, 어제 이마트에서 구입한 도토리묵을 먹고싶다고 합니다. 하림이는 7시 반쯤에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들들 아침 먹여 놓고 나는 침대에 누워 이 생각 저 생각 중입니다. 아침 날씨는 구름도 끼고 선선해서 하빈이 데리고 동물원 갈까 했더니 10시쯤 되자 여름 날씨로 돌아옵니다. 이 더위에 .. 2008. 7. 23. 하늘, 나팔꽃-한 남자가 만든 작은 행복 월요일 아침. 선선할 것 같던 날씨는 언제 그랬나 싶게 한여름의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여름은 더워야 제맛이다. 더워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 학교에 부지런한 한 남자가 만든 작은 행복이 피었습니다. 그 얼굴을 보며 고맙다는 인사를 마음 속으로만 전합니다. 2008. 7. 21. 나에 대한 묵상-욕심 때문입니다. 나에 대해 깊은 생각을 잘 하지 않는 나는 요즘 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스스로도 용납되지 않고 이해되지 않고 주체할 수 없고 멈추어지지도 않는 이쁘지도 그렇다고 미웁지도 않는 혼돈 속에 내가 있습니다. 내 내면의 아름다움 그렇게 이루고 싶었고 지키고자 하였던 아름다움 조차도 하나 하나 무너뜨려가면서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욕심 때문인가 봅니다.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욕심 금지된 것에 대한 욕심 2008. 7. 17. 하루 하루에 대한 생각이 날마다 새롭습니다. 어제와 또 다른 새 날!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결심하고 또 이루어 갈 수 있는 하루입니다. 누군가를 더 사랑하게도 되고 또 떠나보낼 수도 있는 하루입니다. 오늘 하루도 좋은 일들만 행복한 일들만 더 사랑하는 일들만 만들어가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아침 출근하여 운동장에 도착하니 진주 동부교회 여름 성경학교 진행팀이 북천교회와 연합으로 성경학교를 하기위해 홍보를 나와 먹거리를 나누고 작은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나의 작은 관심에 그들의 감격이 폭발적입니다. 나의 작은 관심이 그들에게 큰 위로 되었기를 기도합니다. 그분들의 열정이 내 열정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들의 수고를 많이 축복하였습니다. 그들의 열정으로 덩달아 내마음도 달아올라 들뜹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 2008. 7. 15. 내 치료사 하림이의 연이은 결석에도 끄떡 없다며 잘도 뛰던 심장이 아무것도 아니고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은 일로 인해서 이상하게 불규칙적으로 마구마구 뜁니다. 밥도 잘 먹을 수 없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더욱 어렵습니다. 태양 아래 평온함을 찾으러 점심도 대충대충 먹고선 걸어 다녔습니다. 별 효과가 없습니다. 아이들과 악기를 연주 하다보니 편안해집니다. 내 소중한 아이들. 이 아이들이 내 치료사입니다. 2008. 7. 9. 꽃을 든 남자, 꽃을 심는 남자 바이올린 첫 강의 듣는 날. 바이올린 강의 듣고 교회 화단에 꽃을 심었습니다. 2008. 7. 8. 이전 1 ··· 86 87 88 89 90 91 92 ··· 9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