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1939 어쩌면 좋아 직장에 불어닥치는 회오리 바람 때문인지 사실 개학하고 하루도 마음이 평온한 날이 없는 듯합니다. 일이 많아 바빠서 또는 몸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마음에 있는 자꾸만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 정말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퇴근해서 밥먹고 빈이 더러 학습지를 하라고 했더니 자꾸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할려고 듭니다. 그때 나는 내일부터 시작되는 하림이 중간고사 시험 준비한다고 잠시 하림이 공부를 봐 주고 있는 때여서 자꾸만 방을 들락날락하며 신경을 거스르는 하빈이에게 정색을 하며 차갑게 한마디 했습니다. "너 엄마말 어차피 안들을 거잖아 자꾸 와서 엄마 귀찮게 하지말고 하든말든 니 맘대로 해." 그후 빈이는 그 방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여린 그녀석 맘이 오죽할까 싶어 하림이랑 공부 마치.. 2009. 10. 7. 추석 연휴 삼일간의 추석 연휴동안 무엇을 했냐고 묻는데 바로 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서 생각해보니 목요일 오후에는 하빈이랑 함안에 있는 동생 집으로 가서 엄마와 함께 낙동강횟집이라는 곳에서 엄청나게 크고 맛있는 잉어찜 메기찜을 먹고 1박한후 새벽에 진주로 넘어와서 새벽시장가서 과일을 사고 11시쯤 시댁으로 갔습니다. 벌써 전이나 튀김을 하고 계셔서 잠시 거들다가 점심을 먹고 소설책을 한권 읽고 산책하고 어머니가 만들었다는 웰가 옆의 하천부지의 텃밭구경을 하고 저녁 8시 30분쯤에 시동생이 낚아 온 돔으로 회를 먹고 집으로 왔습니다. 하빈이는 할머니집에서 잠을 자고 나는 늦은 산책을 하고 남편과 하림이는 온종일 시험 공부에 열을 올린 하루였습니다. 추석날 아침 7시. 시댁으로 건너가 차례준비, 아.. 2009. 10. 5. 또 다른 하루 해가 뜨고 어둠이 찾아와 천지를 잠 재우고 또 다른 날을 허락하심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오늘은 또 다른 날입니다. 아침 7시까지 잤습니다. 밤 사이 약하게 보일러를 돌렸는지 몸이 가볍습니다. 늦잠을 잤는데도 서두르지 않고 가족들 아침을 챙기고 샤워를 하고 옷을 고르고 하빈이를 챙기고 청소기를 돌리고... 늦어도 여유있는 새날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무엇에든 끝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2009. 10. 1. 지란 지교를 찾아서 누군가와 오래동안 이야기를 하다보면 처음엔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화의 주제가 여기저기로 튀다가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고민이나 관심있어 하는 영역에 대화를 집중하게 되어집니다. 이때 맘이 통하면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됩니다. 언제나 그렇듯 맘 맞는 사람과의 이야기는 많은 시간을 보내고도 한시간도 채 보내지 않은 느낌을 들게 합니다. 그만큼 맘 맞는 사람들이 주위에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더러는 나랑 잘 통했던 사람과의 대화로 인해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하고, 이 사람이면 다 들어줄 것 같은 사람에게 무시를 당했다는 기분을 느끼게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런 일로 인해 조금씩 조심스러워진 말과 행동으로 결국은 마음을 닫아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부분들을 인정하며 타인과 편안.. 2009. 9. 28. 나의 출근길-아름다운 길 집을 나와 천수교 방면으로 500m를 직진하여 남강과 촉석루 서장대를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 인사동 명물거리, 촉석루 공북문, 촉석문을 지나 남강교 아래로 하여 달리다보면 왼쪽은 뒤벼리 오른쪽엔 남강, 문화예술회관, 아름다운 둔치를 좌우로 하여 달리게 되어집니다. 다시 상평공단 외곽을 따라 계속 직진하여 달리다보면 문산쪽으로 빠지는 길로 접어들어 거기서 딱 오분만 더 달리면 내가 일하는 곳이 나옵니다. 어느 한곳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기에 꼭 사진으로 담아두고 싶습니다. 진주성에는 벌써 가을이 왔습니다. 2009. 9. 28. 나이가 들어갈수록... '남 앞에 자신을 드러내고 솔직해 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월이 흐를수록 그것은 점점 더 어려워만 진다. 점점 겁쟁이가 되어 세상으로의 창에 여러 겹의 담을 쌓고 경계를 늦추지 않게 된다.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삶에 익숙해지는 반면 꿈을 잃고 사랑을 믿지 못하는 과정과 같다.' 오늘 아침에 일어났던 일로 인해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2009. 9. 23. '지시'와 '부탁'의 차이 아침 활동 지도를 하고 있는 있으니 방송으로 직원 임시 모임을 갖는다고 합니다.좀 전에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감님' 돌아다니시더니 뭔 일이 있는 듯한 기분 나쁜 예감... 어제 에어컨 사건으로 전실 에어컨 사용 금지령이라니...거기에 반대 의견 제시한 분에게 '감님'화가 나서 입을 완전히 막아버리십니다. 그 이후에는 침묵만이 있는 협의회라니... 학교가 왜 이리 돌아가는건지... 20분간 지시를 들었습니다. 나도 교육을 하는 사람이기에 취지도 옳고 그 뜻도 모르는바 아니고 또 그렇게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닌데, 그 방법이 너무도 마음에 들지 않아 마음이 괜히 뾰족해 집니다. 반별로 돌아가며 오후 수업 끝나고 학생 학력향상을 위해 어떻게 지도하고 있는지 돌아가며 브리핑을 해야만 했습니다.. 2009. 9. 23. 딸랑 쪽지 한장 남기고 가버린 하빈이 주일날 하루 종일 교회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노는 하빈이는 집에 갈때 쯤엔, 너무도 아쉽다는 목소리로 누구누구 집에 가면 안되냐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엄한 목소리로 가지 말라고 하면 토라져서 집으로 가는 내내 말한마디 않고 팔짱만 끼고 있다가 결국은 울어버립니다. 어제는 딸랑 쪽지 한장 써 놓고는 진우네 집으로 가버렸습니다. 2009. 9. 21. 책읽기 중독 방학 때부터 읽기 시작한 책읽기가 중독(?)이 되었는지 요즘 일주일에 네다섯권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나의 책읽기는 특별한 분야의 지식을 얻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마치 어린아이들의 책읽기기처럼 영역이 매우 다양합니다. 나는 그저 책이 좋습니다. 어제는 심리학 관련 서적, 사진이 수록된 시집, 소설을 빌려왔습니다. 이번주는 여섯권의 책을 빌린셈인데... 직장을 다니는 아이둘 달린 가정 주부가 이정도의 독서를 한다면... 중독 수준인듯... 집이 평거동이라 진주서부 도서관에서 늘 빌려 읽던 책을 지금은 퇴근길에 들르기 쉬운 '연암 도서관'에서 빌려 읽습니다. 연암도서관 1층 열람실 출입문 옆에는 '구인회'라는 분의 사진이 걸려 있는데 이분이 이 도서관을 지어 이 지역에 기증한 분입니다. 나는 .. 2009. 9. 18. 느껴보고 싶습니다. '마음으로 보는 세상' 이라는 블로그가 있는데 이름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처럼 앞을 볼 수 없는 시인이 카메라로 찍은 세상 풍경을 담은 곳입니다. '그랜드케년'의 광활함을 '나이아가라폭포'의 웅장함을 내 눈과 가슴으로 뼈속까지 느껴보고 싶습니다. 2009. 9. 16. 가을입니다. 곳곳에 코스모스가 눈에 띄이는 것 보니 코스모스의 계절, 가을이 오긴 왔나봅니다. 아침 7시 20분에 차를 타고 강을 따라 상평공단 우회도로를 달리다 보니, 길 위쪽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코스모스가 수줍은 듯 피어 살짝살짝 가녀린 몸을 흔들어댑니다. 내 마음도 꽃마냥 살랑살랑. 내가 근무했던 그곳에도 피었다는데... 가보고 싶습니다. 마음 나서면 다녀올까 싶습니다. 2009. 9. 15. 바보 떨어져 있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바보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같이 있어야만 참 웃음을 웃는 바보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둘 밖에 볼 줄 모르는 가슴을 지닌 바보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플 때 조차 같이 있을 땐 아픈 줄 모르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2009. 9. 11. ... 사람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제야 조금은 알것 같습니다. 평화는 상대방이 내뜻대로 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이며 행복은 그러한 마음이 위로받을 때이며 기쁨은 비워진 두 마음이 부딪힐 때입니다. 아직 마음을 비우지 못하였습니다. 2009. 9. 10. 하고 싶은 말 나는 언제까지나 당신편입니다. 2009. 9. 9. 도서관에서 낮잠을 자다 주일 낮 예배 드리고, 점심먹고, 몰려오는 졸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연암 도서관 열람실에서 책 세권 대출 받은 후 그 책을 베개 삼아 낮잠을 잤습니다. 10분 정도 졸았을까 머리는 훨씬 맑아졌습니다. 그래도 늘어난 체중 때문인지 몸은 좀 무겁습니다. 꽉 끼는 청바지를 입은 탓에 머리 속에는 얼른 이 바지를 벗어야지 하는 생각만 가득한 오후... 평소 뒤벼리 길로 퇴근하다보면 동방호텔 쪽에서 상평교 있는 쪽을 바라보며 강쪽 길 위에서 큰 렌즈를 가지고 사진 찍으시는 분을 간혹 봅니다. 나도 가끔은 그 길이 정말 이쁘다는 생각이 들어 사진으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침 8시, 교회 가는 길에 달리는 차안에서 무작정 카메라 눌러 보았습니다. 가을 하늘 좋습니다. 사진을 찍는 누군가는 머리 위로.. 2009. 9. 7. 초가을 흐린 날 아침 유난히 가을 바람이 선선한 아침입니다. 새벽녘에 잠이 든 탓에 하빈이 웃음 소리에 놀라 눈을 떴습니다. 벌써 6시 40분입니다. 속으로 '늦었네.' 하면서도 몸을 일으키기 싫어서 눈을 감고 이불 속에 가만히 있다가 7시가 되어서야 아침 준비를 하였습니다. 십분, 십오분 정도 뒤척인 댓가는 엄청나서 눈알 핑핑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아침 일과를 하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나선 까만색 잔별 무늬가 있는 원피스를 꺼내입고... 언제 그랬냐는 듯 차에 오른 후에는 한가히 시동 걸고 강변을 달립니다. 가을입니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붑니다. 창문을 조금 열어 아직 못 말린 머리도 말리고, 음악도 들으며 가을을 즐깁니다. 거대한 자연의 법칙처럼. 순리를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는 삶의 색깔은 가을 하늘 빛입니다. 바람에.. 2009. 9. 5. 일탈 후 일탈-'정하여진 영역 또는 본디의 목적이나 길, 사상, 규범, 조직 따위로부터 빠져 벗어남' 요즘 사람들은 한번씩은 '일탈에 대한 꿈'을 꾼다고 합니다. 음악, 영화 ,드라마, 책 등 눈에 보이는 많은 것 들이 이런 일탈을 종용하는 것 같은 사회 분위기이기도 하고, 일탈이라는 단어 자체가 풍기는 약간은 신비롭고 또 뭔가 있을것 같은 묘한 기분이 그러합니다. 나 또한 이런 환상을 조금은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나는 나에게 묻습니다. 일탈 후의 삶을 책임질 용기가 있는가? 어제 밤에 영화를 보며 일탈을 꿈꾸며 욕망을 찾아 떠난 한 남자의 삶을 보며 내가 나쁘고 좀 비겁하게 생각되어졌습니다. 2009. 9. 4. 하... 펑펑 눈물 쏟으며 울고 싶어도 눈물 한방울 나지 않고 가슴만 하얗게 탈색되어가는 긴 시간 보내고 나니, 이젠 그저 밤하늘만 보고 있는데도 눈물이 뚝. 뚝. 아주 잠깐 올려다 본 밤하늘에 드문 드문 빛을 내고 있는 별만 보았는데... 사춘기도 아닌데 왜 이런지... 하... 가슴에 있는 말을 할 수 없으니 답답해서 그런가 봅니다. 이래 저래 판단하지 않고, 나 같으면 이렇게한다라고 따지지 않고... 저 잘났다고 주장하지 않는... 맘 편히 내 가슴속 이야기 들어주는 사람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긴 한건지... 나도 그런 사람 아니면서 그런 사람을 기대한다는 것이 헛된 바람이긴 한것 같은데... 그래도 그런 사람 기다립니다. 영혼이 깨끗한 사람. 2009. 9. 2. 이제 다시 시작이다 (9월 1일) 두렵고 불안한 첫날. 9월 1일 하루를 생각보다는 잘 보내고 있습니다. 아침 6시 기상, 6시 35분 온가족 식사, 7시 샤워와 화장, 7시 25분 출발, 7시 55분 학교 주차장 도착, 8시 정상 근무 시작... 8시 45분까지 운동장에서 아동 등교지도, 도움실에서 커피 한잔, 8시 50분 직원회의, 9시 10분 1교시 시작... 그동안 커피를 한잔씩 마신 것이 지금 까지 다섯잔. 지금은 3시 25분! 아이들은 모두 귀가하고 우리반 교실 청소하고, 조용히 자리에 앉아 생각도 하고 글 좀 쓸랬더니 교무실에서 호출입니다. 일부러 나는 내려가기를 잠시 미루고 있습니다. 이글 쓰고 가려고 합니다. 아마도 또 호출 방송이나 팝으로 호출할 듯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버티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하루를 잘 버텨준 나!.. 2009. 9. 1. 고치기 싫어졌어. 새벽에 '광식이 동생 광태'라는 영화의 끝부분을 잠깐 보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광태가 재경이라는 여자친구에게 헤어진 후에 묻습니다. "넌 그동안 왜 나 만났어?" 재경이 대답합니다. "넌 고칠 데가 많아서 좋았어." "그런데, 이젠 너 고치기 싫어졌어." 흠. 2009. 8. 29. 이전 1 ··· 75 76 77 78 79 80 81 ··· 97 다음